전교조, 광주 ㅇ고 교사자살사건 진상규명 요구
광주지역 한 고교 교사의 죽음을 계기로 학교의 권위주의적인 학사운영과 과도한 입시교육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18일 광주ㅇ고 김아무개(45) 교사의 죽음을 애도하는 성명을 내고 “김 교사의 죽음은 권위주의적 학사운영과 과도한 입시교육에 근본 원인이 있다”며 “학교 재단은 이 사건을 우연한 폭행과 우발적 자살로 축소하지 말고 진상규명, 명예회복, 교감 파면 등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또 “교육당국이 교육부의 방침대로 과도한 입시 교육을 자제하도록 이끌었다면 이런 비극은 없었을 것”이라며 “진상조사 결과를 밝히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광주기독교청년회 교육희망지기단은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교사가 교감한테 인간적 모멸감을 느낄 정도로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은 상명하복식 사학운영의 일면을 보는 것같아 가슴이 아프다”며 “해당 학교는 우열반 편성, 9교시 운영, 교사의 자율성 침해 등 파행을 바로잡겠다는 뜻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자살의 경위도 충격적이지만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고인의 명예와 유족의 고통에 대한 배려없이 재단의 이해에 따라 침묵하는 학교의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사건의 경위를 낱낱이 밝히고 사학운영을 정상화하려고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족들도 이날부터 학교 앞에 천막을 치고 △명예 회복 △진상규명 △교감 문책 △업무상 재해 인정 등을 바라는 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애초 17일 학교장으로 치를 예정됐던 장례식이 무기한 연기됐다.
사립인 ㅇ고에서 3학년 수학과목을 맡았던 김 교사는 지난 12일 저녁 동료들의 회식자리에 참석했다 9교시 감독과 우열반 편성 등 학사운영을 두고 교감과 다투다 뺨을 맞은 뒤 다음날 아침 아파트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됐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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