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의무교육 무색”
광주지역 초등학교에서 집행하는 한해 예산 가운데 60% 남짓을 학부모의 주머니에서 충당해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헌법 정신을 어기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나왔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25일 광주지역 초등학교 134곳 가운데 홈페이지에 올 예산을 공개한 97곳의 예산 내역을 분석한 결과 총액 913억9800만원 중 61.3%인 561억800만원이 학부모가 부담하는 액수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학교마다 평균 9억4224만원을 쓰면서 5억7843만원을 학부모한테 물린 셈이다. 한 학부모가 한해 동안 부담한 금액은 어림잡아 57만8430원에 이른다.
52학급인 ㄱ초등은 예산 14억5300여만원의 67.6%가 학부모 부담경비, 25.6%가 학교 운영비, 6.5%가 기타직 인건비로 각각 편성됐다.
37학급인 ㄴ초등은 예산 12억4000여만원의 70.3%가 학부모 부담경비, 21.8%가 학교 운영비, 7.7%가 기타직 인건비로 짜여졌다.
이 가운데 학부모가 부담한 경비는 학교급식비(54.7%), 특기적성비(24.3%), 체험학습비(9.9%), 우유급식비(6.6%) 순으로 쓰였다. 상대적으로 적지만 단체활동비, 졸업앨범비, 수련활동비 따위도 들어갔다.
전교조는 이런 상황이 무상으로 이뤄져야 할 초등교육에 ‘수익자 부담 원칙’을 앞세워 재정부담을 줄여온 국가의 책임회피 탓에 빚어졌다고 풀이했다.
박정근 이 단체 정책실장은 “학습활동·비품구입·공공요금을 빼고는 대부분을 학부모가 부담하는 실정”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대로 국내총생산액의 6%를 교육재정으로 확보해 초등학생 무상급식부터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헌법 31조 3항의 규정에도 학부모가 초등교육에 과중한 경제적 부담을 지는 실태를 널리 알려 이를 쟁점화한다는 방침이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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