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 세워야” 목소리 높아…변호인쪽 선고 연기 신청
시민단체 “불법취득 주식 국가 환수를”
법정관리 중인 회사의 대표가 불법적으로 주식을 매집해 경영권을 장악한 뒤 이런 정황을 아는 제3자한테 팔았다면 이를 국가가 몰수해야할까 아니면 3자가 보유해야할까.
공적자금 2200억여원이 투입된 한국시멘트의 주식지분 변동을 둘러싼 재판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경제정의를 해치는 범죄행위의 엄단과 범죄수익의 환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시멘트의 우여곡절=한국시멘트는 2003년 11월 검찰의 공적자금 비리수사 때 도마에 올랐다. 한국시멘트는 95년 덕산그룹에 지급보증을 섰다가 부도처리됐다. 2002년 법정관리 도중 채권은행의 부채를 정부가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공적자금 2200억원이 투입됐다.
이 과정에서 이익희 전 대표는 회사의 양도성예금증서를 담보로 64억원을 대출받고, 공사업체·운송업체한테 뒷돈 35억원을 챙기는 등 비자금 100억원을 조성했다. 자금을 조성한 이 전 대표는 여러 수법으로 회사 주식의 50%인 113만주를 매집해 법정관리를 종결하자 마자 경영권을 장악했다.
그는 검찰 수사에 덜미를 잡혀 구속되자 2004년 2월 주식 82만주를 186억원에 남화산업에 팔아넘겼다. 이어 같은해 6월 특경가법 위반죄로 2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추징금 31억여원을 선고받았다.
광주지검은 같은해 8월 이 회사 노조가 이 전 대표와 남화산업 최재훈 대표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처벌법 위반혐의로 고발하자 재수사에 나섰다. 초점은 이들이 주식의 부당한 취득을 알면서도 공모해 주식을 사고팔았다는 것이었다. 검찰은 남화산업이 인수한 주식 82만주를 압수하며 팔을 걷어붙혔다.
범죄수익은 어디로 가나=기소 뒤 재판의 핵심은 남화산업이 문제의 주식의 불법적인 취득사실을 알았는지, 알았다면 국가가 환수할 것인지에 맞춰져 있다.
남화산업은 2004년 2월 이 전 대표가 구속중인 상황에서 주식을 사들였다. 애초 주식 인수를 희망했던 다른 업체는 석달 전 광주지법의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결정으로 인수를 포기했다. 또 이들이 주식을 매매하면서 포항공장 증설과 관련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비해 배상액을 서로 분담하기로 약속한 사실도 공모의 방증으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오는 22일 광주지법에서 열릴 범죄수익처벌법 위반사건의 최 대표에 대한 1심 선고에 눈길이 쏠려있다. 변호인 쪽은 선고연기를 신청했고, 검찰 쪽은 징역 1년6월, 벌금 2000만원, 주식 64만주 몰수를 구형했다. 선고가 다가오자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법정관리인이 공적자금을 사적 재산을 취득의 수단하는데 악용했다”며 “경제정의를 세우려면 불법적으로 취득한 주식을 모두 국가가 환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시멘트는?=광주에 본사, 포항에 공장을 두고 슬래그시멘트(용광로의 찌꺼리를 섞어 강도를 높인 시멘트)를 제조하는 업체다. 1976년 덕산그룹의 계열회사로 설립됐고 95년 부도나면서 7년 남짓 법정관리를 받았다. 법정관리 때 주식 지분은 우리사주조합 57%, 조선대 법인 43%였다. 2004년 회사의 규모는 매출액 1255억원, 자산액 1000억여원, 순익 120억원이었다. 사원은 123명이고, 노조원은 65명이다. 노조원 46명이 지난해 8월 회사 정상화를 요구하는 파업을 벌이자, 회사는 두달 뒤 직장폐쇄로 맞섰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남화산업은 2004년 2월 이 전 대표가 구속중인 상황에서 주식을 사들였다. 애초 주식 인수를 희망했던 다른 업체는 석달 전 광주지법의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결정으로 인수를 포기했다. 또 이들이 주식을 매매하면서 포항공장 증설과 관련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비해 배상액을 서로 분담하기로 약속한 사실도 공모의 방증으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오는 22일 광주지법에서 열릴 범죄수익처벌법 위반사건의 최 대표에 대한 1심 선고에 눈길이 쏠려있다. 변호인 쪽은 선고연기를 신청했고, 검찰 쪽은 징역 1년6월, 벌금 2000만원, 주식 64만주 몰수를 구형했다. 선고가 다가오자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법정관리인이 공적자금을 사적 재산을 취득의 수단하는데 악용했다”며 “경제정의를 세우려면 불법적으로 취득한 주식을 모두 국가가 환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시멘트는?=광주에 본사, 포항에 공장을 두고 슬래그시멘트(용광로의 찌꺼리를 섞어 강도를 높인 시멘트)를 제조하는 업체다. 1976년 덕산그룹의 계열회사로 설립됐고 95년 부도나면서 7년 남짓 법정관리를 받았다. 법정관리 때 주식 지분은 우리사주조합 57%, 조선대 법인 43%였다. 2004년 회사의 규모는 매출액 1255억원, 자산액 1000억여원, 순익 120억원이었다. 사원은 123명이고, 노조원은 65명이다. 노조원 46명이 지난해 8월 회사 정상화를 요구하는 파업을 벌이자, 회사는 두달 뒤 직장폐쇄로 맞섰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