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곳 중 20곳…구의원 압력에 긴축재정 감수 인하 동참
값 폭등 대형아파트 위주 혜택…사업추진 어려움 예상
값 폭등 대형아파트 위주 혜택…사업추진 어려움 예상
서울시 각 구청들이 앞다퉈 재산세를 내리고 있다. 25개 구청 가운데 도봉, 중랑, 은평, 서대문, 금천구 등 5곳을 뺀 모든 구청이 재산세 인하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깎아줄 만큼 여유있나=탄력세율을 적용해 재산세를 깎아주는 구청 중엔 기준재정수요충족도(시 교부금 산정 기준)가 40%를 밑도는 강북(31.4%), 노원(31.3%), 관악(34.5%) 3곳도 포함되어 있다. 기준재정수요충족도가 100%가 넘어 교부금을 받을 필요가 없는 강남 쪽 구청들은 재산세를 인하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지만, 살림이 어려운 구청들은 긴축재정을 감수해야 한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20%를 깎아준 노원구는 재산세 부족분을 시가 하반기에 지급하는 조정예산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노원구 기획예산과 관계자는 “이마저 여의치 않으면 60억원 가량 남은 예비비에서 결손분 30억원을 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뒤 다시 판단할 문제이나, 자칫 예비비까지 손대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 감면 계획이 없는 도봉구청 세무과 관계자는 “재산세를 깎아주면 노인취업을 지원하는 ‘실버 세탁장 설치’ 같은 각종 복지 사업을 하지 못할 수 있다”며 “도봉구는 재산세가 가구당 평균 15만원 정도여서 깎아준다고 해도 1년에 1만3천원 정도 밖에 안돼 감면 효과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돈 많은 구도 불만=비교적 풍족한 강남·서초구 등도 속이 편치 않다. 집값이 많이 올라 깎아줘야 할 필요성이 있는 곳은 세금 절감 효과가 별로 없고, 이미 값이 많이 오른 대형아파트 위주로 혜택이 돌아가는 탓이다. 정부는 지난해 납부기준으로 150% 이상 오른 곳은 그이상 내지 않도록 하는 ‘세부담 상한제’를 실시하고 있다. 세부담 상한제 적용을 받는 가구는 탄력세율 적용 혜택이 없다. 따라서 갑작스레 가격이 상승한 강남 일대 중소형아파트들은 재산세 탄력세율 적용 혜택과는 관계가 없다. 혜택은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있는 대형아파트들에게 돌아간다. 강남구청 세무과 관계자는 “세수 감소는 물론 과세 형평성에도 어긋나 반대했으나 구의원들의 압력이 거셌다”고 말했다. 손성호 서울시 세제과장은 “집값이 올라 재산세도 오르기 때문에 강남구 같은 경우는 50% 인하한다고 해도 실제로 세수 감소는 전년 대비 10% 정도”라며 “그러나 세수감소는 불가피하며,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은 구는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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