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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미군정,광복뒤 일군에 제주치안 맡겨”

등록 2006-07-04 20:34수정 2006-07-04 20:36

가미키 사토루(83)씨.
가미키 사토루(83)씨.
관동군 출신 일본인 61년만에 제주 주둔지 답사 밝혀
활동상황 상세기록…“도롱뇽 잡아먹으며 배고품 해결”
태평양전쟁 종전 무렵 제주도에 주둔했던 관동군 출신 일본인이 제주에서의 활동을 자세히 기록해 당시의 일본군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1945년 당시 일본군 제111사단 244연대에 배속됐던 일본 도쿠시마현 가미키 사토루(83)씨가 61년만에 제주에 와 일본군 전적지를 연구하는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 연구자들과 함께 당시 자신이 이동했던 경로를 답사했다.

45년 4월12일 제주도에 상륙해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주지동에 주둔한 뒤 같은 해 10월28일 제주를 떠난 가미키는 당시의 상황을 일기체 형식으로 꼼꼼히 기록했다.

3일 제주를 찾은 가미키는 제주시 산지항으로부터 제주공항과 도두동, 해안동을 거쳐 사령부가 있던 제주시 애월읍 발이오름이 있는 서부관광도로까지 답사하면서 당시 산 속에서의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관동군으로 배속됐다가 제주도가 일본 본토 수호를 위한 작전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제주도로 이동해왔다는 그는 “제주에 진주할 때 허술한 구명복 장비를 보고 패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7월께 일본에서 제주도로 들어온 독립혼성 108여단 소속 병사들이 나이가 많고, 철판을 잘라 총검을 만들거나 군화도 없이 초신 등을 신고 행진하는 것을 보고 전쟁에서 질 수밖에 없다고 확실히 믿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반 주민들과는 거의 접촉이 없었으며, 주로 산 속에서 이동하면서 식량이 떨어지면 각종 야생초를 먹거나 도룡농 등을 잡아먹는 등 배고픔을 해결하는 일이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제주도 방문에서 해방 뒤인 45년 9월 하순 제주도에 진주한 미군이 일본군에게 제주도의 치안유지를 맡겼다는 새로운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제주도 상황을 일기 형식으로 꼼꼼히 적었으나, 종전 뒤 일본으로 철수하면서 모든 소지품을 버리는 바람에 일기를 외운 뒤 고향으로 돌아가자마자 다시 제주도에서의 일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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