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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일제 강제노역 후유증 지금도 ‘진행중’

등록 2006-07-13 21:24

제주 군사진지 구축 동원 신고자 2784명중 20%가 후유장애
탐라문화연구소 조사…“일상적 노역 확인 ‘보상’ 사각지대”
일제 강점기에 일제가 제주도민들을 강제동원해 제주지역 군사시설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상당수의 도민들이 부상을 입어 지금까지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가 지난해 9월부터 시행해온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자들에 대한 증언 채록 과정에서 나왔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지난해 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2차례로 나눠 일제 강점기인 1931년 만주사변부터 태평양전쟁까지 일제에 의해 군인·군속·노무자 등으로 강제동원된 도민들의 신고를 접수 받은 결과 모두 2784명이 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접수결과 후유장애는 사망자를 포함해 모두 544명으로 나타나 강제동원자의 20% 정도가 후유장애를 앓다 사망하거나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사망자는 466명, 행방불명자 127명이다.

탐라문화연구소가 그동안 면담한 강제동원자 가운데 조선인 징병 1기 출신인 허찬부(84·사진·서귀포시 호근동)씨는 45년 초 강제동원돼 한라산 어승생오름에서 미군의 상륙전에 대비하기 위해 갱도진지를 구축하다 갱도내 천정 흙이 무너지면서 이마와 손가락을 다쳐 지금도 깊게 팬 흉터를 갖고 있다.

허씨는 “당시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는 바람에 양손 손가락 마디가 대부분 다치고, 얼굴에 흉터가 생기게 됐다”면서 “사고가 나서 일주일이 지나니까 굴은 파지 못해도 ‘도로꼬’(궤도차)는 밀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작업하라고 해서 일을 해야했다”고 말했다.

제주시 애월읍 문갑선(84)씨도 “어승생오름에서 갱도진지를 구축하다 두차례나 발목을 다쳐 지금도 가끔 통증을 느낀다”고 말했다. 15살 때 부친과 함께 제주시 대정읍 송악산 갱도진지 공사장에 노무동원됐던 김성방(76·제주시 한림읍)씨는 “부친과 함께 곡괭이로 갱도를 파다 이마를 다쳤으나 당시 거의 치료를 받지 못했다”며 흉터를 보여주었다.

탐라문화연구소 지영임 전임연구원은 “일본군이 당시 제주도에 각종 군사시설을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지방과는 달리 제주도는 일상적인 생활로 도민들이 강제동원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국내에서 노무동원을 당했던 희생자 선정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연구원은 “우리나라 군대에서 다치면 보상이라도 받지만, 강제동원자들은 지금까지 후유장애를 앓고 있어도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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