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하룻동안 400㎜에 이르는 기록적인 폭우로 물에 잠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3동 가라뫼 문화빌라 반지하집에서 한 주민이 장판을 걷어올린 채 바닥을 말리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하수 역류돼 집안 악취 진동”
하루 400mm 가까이 퍼붓던 폭우가 잠잠해진 13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3동 가라뫼마을의 문화빌라 지하층 주민들은 역한 악취가 풍기는 집안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아내와 함께 향을 피운 채 물에 젖은 가재도구들을 닦아내던 주민 김동수(32)씨는 “어제 아침 8시15분부터 씽크대와 변기통, 하수구 등 구멍이 있는 곳에서는 모두 물이 역류해 집안으로 솟구쳤다”며 “이사온 지 한 달 만에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고 했다.
문화빌라에서 100여m 떨어진 영흥빌라 지하층에는 사람이 없다. 집에서 400여m 떨어진 행신3동 성당 지하대피소로 가족과 함께 피난을 간 문화마을 하택권(70) 통장은 “매년 비가 올 때마다 마다 똥물 피해를 입지만 행정기관은 모르쇠”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하루에 내린 비로 하수가 역류돼 침수피해를 당한 주민은 문화빌라 20세대, 영흥빌라 10세대. 성난 주민들은 12일 밤부터 고양 덕양구청장실로 몰려가 농성을 하고 있다. 농성중인 주민 권춘희(53·여)씨는 “1991년에 한강 홍수로 둑이 터져 능곡 일대 전부가 물 바다가 되었을 때도 지하층의 침수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전지대였던 마을이 상습 침수지역으로 바뀐 것은 마을 뒷편으로 1995년부터 대우아파트 등 수천 가구의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부터다. 여기에 마을 앞 성사천변 논에다 수십 대의 덤프트럭이 흙을 쏟아부어 지반을 높인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문화마을 주민 총대표 김종환(55)씨는 “전에는 비가 쏟아지면 마을 앞 논이 물을 빨아 들였는데 지금은 그런 완충장치도 없고 마을 앞 길 밑에 뭍힌 하수구 조차 쏟아지는 물을 소화못해 역류한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에는 노인 박아무개(73)씨가 침수된 집안 물을 닦아내다 숨지기도 했다. 1998년 경기도와 고양시에 ‘가라뫼마을의 역류를 해결해달라’는 민원을 낸 지 10여 년. 주민들은 앞으로 비가 내릴 때 마다 더 얼마나 가슴을 졸여여할 지 모르는 상황에 더 분노하고 있는 듯 했다.
고양/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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