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평리 주민들 박완규씨 집안에 공적비 세워
“90여년을 한결같이 마을에 헌신한 박씨 3대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비를 세웁니다.”
충남 서산시 운산면 원평리 주민들은 21일 마을 입구에 공적비를 세웠다.
이 공적비는 박완규(72)씨와 부친 병철씨, 조부 태화씨 3대가 마을 이장을 맡아 헌신한 것을 기리려고 주민들이 기금을 모아 세웠다. 비석에는 대를 이어 마을에 봉사한 박씨 3대의 선행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다.
완규씨는 1966년 6월부터 지난 1월까지 40년 동안 이장을 맡았고,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각각 22년과 33년 동안 마을 이장을 역임해 3대가 한 세기에 가까운 95년을 이장으로 봉사했다.
“군 제대하고 귀향해 예비군 무기고 경비대장을 하는데 마을에 도박병이 번져 여러 집들이 어려움을 겪었어요. 도박을 뿌리 뽑는데만 4년여가 걸렸으니 그 폐해와 뿌리가 얼마나 깊었겠어요?”
도박을 몰아낸 완규씨에게 이장을 맡아달라는 주민들의 부탁은 “1년만 더, 1년만 더”로 이어져 40년 세월이 유수같이 흘러갔다.
그동안 130여가구 580여명에 이르던 주민은 80여가구 200여명으로 줄었고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면서 주민 평균 연령도 60세를 넘긴 지 오래됐다.
그는 “25년 전 마을 주민들과 함께 60여일 동안 맨 손으로 수당리까지 8㎞ 도로를 닦아 시내버스를 유치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하면서 “마을 이장을 맡아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인데 공적비가 세워져 고맙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다”고 주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할아버지께서도 무척 기뻐하실 겁니다. 앞으로도 마을 주민을 위한 일이라면 힘을 다해 뛰겠습니다.” 그는 공적비를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산/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돌아가신 아버지와 할아버지께서도 무척 기뻐하실 겁니다. 앞으로도 마을 주민을 위한 일이라면 힘을 다해 뛰겠습니다.” 그는 공적비를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산/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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