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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농사짓겠다 해서 밭 가운뎃땅 팔았더니

등록 2006-07-26 21:32수정 2006-07-26 22:30

장성 농민 “SK텔레콤에 속아”
회사 “계약·진입로 문제없다”
“철탑·전봇대 세우고 진입로 냅디다”

“국내 최고의 통신사가 세상 물정 모르는 농부를 이렇게 감쪽같이 속일 수 있습니까?”

김정웅(65·사진·전남 장성군 장성읍 용강리)씨는 1997년 6월10일 ‘농사를 짓고 싶다’는 ㄱ아무개씨에게 집 임야 등 2000여평의 땅 한가운데 있는 밭 110평을 1000만원에 팔았다. ㄱ씨는 부인 명의로 매매 계약서를 쓰고 김씨에게 땅값을 지급했다. 김씨는 그 터에 공사가 시작되면서 ㄱ씨가 기지국 터를 물색해 설치하는 업무를 하는 에스케이텔레콤 직원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계약을 취소하려 했지만, ‘매매가의 두배를 달라’는 말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 터엔 에스케이텔레콤 ‘장성호 기지국’이 들어섰고, 진입로(너비 3m, 길이 100m)까지 개설됐다. 밭에는 김씨의 동의없이 전봇대 7개도 들어섰다.

“땅을 판 것이 죄”라며 늘 울화통을 터뜨리는 아버지를 지켜보던 김씨의 아들(38)은 지난달 초 에스케이텔레콤이 진입로까지 공짜로 사용하는 것에 의문을 품고 회사를 찾아갔다.

그는 회사가 내놓은 임대차 계약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97년 6월28일 작성된 계약서엔 임대인이 아버지 김씨로 돼있고, ‘(김씨의) 밭 110평과 진입로의 임대료를 연 100만원씩 1000만원에 2007년 6월25일까지 임대한다’고 적혀 있었다. ㄱ씨는 98년 에스케이텔레콤을 그만 두었고, 소유권은 김씨 앞으로 그대로 두었다가 2004년 부인 명의로 이전했다.

김씨는 “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없는데다, 계약서 임대인 이름 옆에 도장도 찍혀 있지 않은 허위 서류”라며, 임대료 1000만원도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의 계좌로 입금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ㄱ씨는 최근 회사 쪽에 제출한 경위서에서 “기지국 임대가 회사 방침이었는데, 김씨가 매매만을 원해 불가피하게 회사 돈으로 땅을 매입했다”며 ““아내에게 명의 이전한 것은 실수였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에 대해 “ㄱ씨가 부인 명의로 땅을 사들인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면서도 “임대차 계약은 유효하며, 진입로 사용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장성/글·사진 정대하 기자, 이지원 인턴기자

(전남대 정치외교4)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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