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원 “콘크리트에서 블록으로 바꿔”
지하철건설본부 “단정 지을 수 없어” 반박
지하철건설본부 “단정 지을 수 없어” 반박
지난 16일 일어난 서울 양평동 안양천 둑 붕괴 사고는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가 서둘러 시공과정을 변경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시의회 재해특별위원회 양창호 의원은 1일 양평동 안양천 현장 작업계획도와 영등포구청 공문을 토대로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가 처음 둑 표면을 콘크리트로 덮기로 했던 계획을 호안블록을 덮는 것으로 바꿔 둑 붕괴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 둑은 지난 2001년 지하철 9호선 907공구 공사과정에서 허물었다가, 올해 4월 복구한 뒤 지난달 중부지방에 내린 큰 비 때 무너졌다. 그 뒤 인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양 의원은 “시공사 쪽 ‘안양천 4단계 구간 작업계획도’를 보면 침수와 누수 위험 때문에 올해 5월 5일까지 새 둑 표면에 콘크리트를 치기로 작업계획이 잡혔다”며 “하지만 지하철건설본부는 한 달 뒤인 6월 9일 원래 계획을 바꿔 제방 표면을 호안블록으로 덮었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지하철건설본부는 원래 계획 시기인 5월보다 한 달 가량 늦은 6월에야 공사를 한 것도 문제”라며 “콘크리트 양생은 몇 달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시기를 놓친 지하철건설본부가 시간이 걸리지 않는 호안블록 공사를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영등포구청은 지난 6월7일 장마철 제방 유실 위험이 있으니 원상복구를 해달라는 공문을 지하철건설본부 앞으로 보냈다. 이 공문에는 시공방법에 대한 언급은 없다.
양 의원은 “원래 계획이 강둑에 콘크리트를 치기로 한 점은 공사과정에서 제방을 허물면서 옹벽도 같이 손상됐기 때문”이라며 “옹벽이 반 이상 깨져 있어 물이 드나들 수 있는 호안블록을 덮으면 둑 보호를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옹벽이 손상됐기 때문에, 호안블록보다는 콘크리트를 치는 보다 강력한 방법을 동원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평동 안양천 옹벽은 둑 상단 쪽이 2007년 4월, 도로 쪽은 2007년 12월까지 복구가 끝날 예정이다.
지하철건설본부는 처음 계획을 바꾼 것은 맞지만 둑 붕괴 원인이 호안블록 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김영걸 지하철건설본부장은 “한강 둑과 서울시내 거의 모든 하천이 호안블록으로 덮혔다”며 “계획 변경은 지하철건설본부 단독으로 내리지 않았고, 시공사와 감리사가 함께 논의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둑 붕괴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원인 조사는 전문가들이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론을 내려야 한다. 호안블록을 덮었기 때문에 둑이 무너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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