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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전남해안 폭력배들 ‘해적질’

등록 2005-03-02 19:26수정 2005-03-02 19:26



“새조개 어장, 우리 나와바리야”

어민 폭행하고 채취 독점

새조개 채취철을 맞아 일부 폭력배들이 전남 여수·보성·장흥 등지 주산지에서 어민의 조업을 방해하고 생산물 수십억원어치를 독식하는 신판 해적행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조직화한 이들은 새조개가 많이나는 해역의 길목을 지켜며 허가받은 잠수기 어민들의 조업을 막고 공기호스를 끊는 등 폭력을 휘둘러 어민들을 공포로 내몰고 있다.

전남 여수·장흥 등지 남해안 잠수기 어민들은 2일 “새조개 채취철인 11월부터 3월까지 일부 폭력배들이 여수만 순천만 득량만 등지 주산지의 공유수면을 장악해 10t급 사선 3~4척을 띄워놓고 허가받은 어민들의 조업을 막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새조개 주산지 부근의 어장을 사들인 뒤 인근 공유수면의 어업권을 주장하는 ‘관할 구역’을 설정하고 잠수기 어민들이 접근하면 온갖 협박과 폭행을 하는 등 사실상 해적행위를 해왔다.

이 때문에 새조개 채취 허가권을 가진 전남권 잠수기조합 소속 어선 20여척은 해마다 주산지 외곽해역을 맴돌며 새조개를 캐는 딱한 처지로 내몰렸다.


이들은 또 어민들을 밀어낸 뒤 새조개가 서식하는 개펄바닥을 갈퀴 모양의 도구로 싹쓸이하는 불법 형망어업으로 해마다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겨왔다. 새조개 채취로 얻는 한척당 하루 평균 수입은 이들이 2000여만원, 허가어민들은 100만~150만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이들은 1일 오전 10시께 전남 장흥군 관산읍 신동리 600m 앞인 사도 앞바다에서 여수 선적 잠수기어선인 선경호와 잠수부 황아무개(43·여수시 고소동)씨를 연결한 공기공급 호스를 스크루로 끊어버리는 엽기적인 사건을 저질렀다.

이 때 끊긴 호스로 공기대신 바닷물을 마신 황씨는 숨이 막혀 정신을 잃었으나 5분만에 구조돼 곧바로 고흥 현대병원을 거쳐 여수 제일병원으로 옮겨져 가까스로 생명을 건졌다.

어민 강아무개(40·고흥군 녹동읍)씨는 “해마다 새조개를 캘 때면 폭력배들이 바다로 몰려와 상상할 수 없는 몹쓸 짓을 저지른다”면서 “해양경찰에 신고해도 단속이 없어 이런 일이 되풀이된다”고 말했다.

장흥수협 관계자도 “올해 관산읍 앞바다 500에는 20억원대의 자연산 새조개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이를 허가어민이 아닌 특정세력이 독식하는 횡포는 사라져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새조개는 수심 10~30m 모래나 진흙 바닥에 사는 길이 95㎜ 높이 95㎜ 폭 65㎜ 크기의 황갈색 부채꼴 모양의 조개이다. 맛이 새고기와 비슷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는 설이 있다. 육질의 단백질에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높고 철분과 타우린이 풍부하다. 겨울철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회맛이 일품이다. 성수기에 55㎏당 25만원 안팎에 위판되는 비교적 값비싼 패류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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