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 수정법안…용도변경 조항 삭제는 거부
건설교통부가 용산 공원 조성 및 관리 비용 일부를 서울시가 분담하도록 하는 수정 법안을 내놨다. 그러나 서울시가 ‘독소조항’이라고 지목한 14조(건교부 장관에 의한 용도지역 변경 가능) 등의 조항은 그대로 남겨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23일 용산공원특별법 가운데 용산공원 및 공원시설의 설치 및 유지관리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 주체를 당초 ‘국가’에서 ‘국가와 서울시’로 바꾸는 내용의 법안을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재홍 건교부 도시환경기획관은 “용산공원특별법에 대한 의견수렴을 통해 제정안의 일부를 수정한 뒤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정부안을 확정하고 올 정기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용산공원 조성 비용이 1조~1조5천억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정안이 입법되면 서울시도 수천억 원의 재원을 분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교부는 부담 비율은 대통령령(시행령)으로 정하며, 서울시 재정부담 능력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건교부는 서울시에 비용부담을 요구하면서도 시가 요구한 14조 삭제는 거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도시환경기획관은 “지하철 부대시설, 문화 및 여가시설, 자투리 땅의 보존·활용을 위해서는 용도지역 변경을 규정한 14조가 필요하다”며 “건교부가 분명히 사우스포스트와 메인포스트 등 용산 미군기지 중요부지 81만 평을 모두를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서울시가 우리가 마치 대규모 상업지역 개발을 하려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사우스포스트, 메인포스트 모두를 공원으로 조성한다고 법에 못박으라는 것은 입법 기술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건교부 수정법안이 서울시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비용부담만 추가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덕수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건교부가 사우스포스트와 메인포스트 모두를 공원으로 조성할 의지가 있다면, 법에 명시해야 한다”며 “문화 및 여가시설이나 부대시설 설치는 용도지역을 변경하지 않고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 14조를 고집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수정법안은 정부 법안발의권의 횡포”라고 말했다.
허종식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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