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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버려진 자전거 되살려 어려운 이웃에 나누는 이동섭씨

등록 2006-09-04 20:35

사단법인 ‘신명나는 한반도 자전거에 사랑을 싣고’가 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철도공사 수도권 차량기지에 마련한 자전거 수리 현장에서 수리공들이 자전거를 수리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A href="mailto:jijae@hani.co.kr">jijae@hani.co.kr</A>
사단법인 ‘신명나는 한반도 자전거에 사랑을 싣고’가 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철도공사 수도권 차량기지에 마련한 자전거 수리 현장에서 수리공들이 자전거를 수리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숙련공 4명이 하루 15대씩 수리 아동·노인에 기증
“따르릉~ 사랑실은 자전거 달려갑니다”

열심히 타보자고 마음먹고 샀지만, 먼지만 뽀얗게 앉힌 채 자전거를 보관소에 버려둔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 운동 열심히 해서 군살을 빼겠다고 샀다가 버린 자전거, 이제는 아이 키에 맞지 않아 버린 자전거, 사소한 고장 때문에 버린 자전거…. 자전거는 이런 저런 이유로 한때는 자신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퇴짜를 맞는다.

“일 때문에 북한에 오갈 일이 많았는데, 집 주위 아파트 단지에 보니까 버려진 자전거가 많더군요. 고쳐서 북한 사람들이나 우리네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뜻 맞는 몇몇 사람들과 의기투합해서 올해 3월에 단체를 만들었지요.”

이동섭(대한석탄공사 감사)씨가 폐자전거를 모아 수리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은 그가 기존에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에서 비롯됐다. 지난 3월 그는 사단법인 ‘신명나는 한반도 자전거에 사랑을 싣고’를 설립했다. 연탄사랑이 자전거사랑으로 번진 셈이다.

그러나 폐자전거가 말끔한 새 자전거로 다시 태어나려면 아이디어만으로는 불가능했다.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다. 법인 설립 때 여러 지인들이 후원금을 내놓았고, 철도공사는 수리 장소로 경기도 고양시 수도권차량기지 창고와 마당 300여 평을 내줬다. 전문적 숙련도 필수. 자전거 수리공 4명을 고용해 자전거를 모두 해체하다시피 해서 새 삶을 불어넣는다. 지금까지 자전거 340여 대가 수리를 끝냈고, 500여 대가 대기 중이다. 수거한 자전거는 1500여 대.

버려진 자전거는 여성민우회, 우리관리주식회사 등 여러 단체의 도움을 받아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모았다. 김용석 사무국장은 “자전거 대부분이 브레이크나 기어가 고장나 새로 달아야 했다”며 “6월부터 작업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몽땅 해체하고 다시 만들다시피 해서 하루에 3~4대밖에 수리를 못했다”고 말했다.

자전거 수리공 4명 가운데 2명은 고양자활후견기관에 속한 국민생활기초 수급권자로 이곳에서 일을 하고 정부에서 생계비를 보조받고 있다. 경력 4년으로 이곳 제일 베테랑인 양기철(60)씨는 “성한 자전거가 별로 없어 애는 많이 먹지만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이라 일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노숙인 다시 서기 센터와도 연계해 노숙인들에게 자전거 수리 일감을 주는 방법도 찾고 있다”며 “지금은 하루 15대밖에 수리를 못하지만 일하는 사람이 늘면 하루 30~40대까지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섭 이사는 “처음에는 북한사람을 돕자는 생각으로 출발했지만 우리 주위부터 둘러보는 것이 먼저일 것 같았다”며 “우선 국내에서 자전거 나누기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명나는 한반도 자전거에 사랑을 싣고’는 9일 오전 11시 고양시 철도공사 수도권차량기지에서 고양지역아동복지센터협의회 소속 단체 18곳에 자전거 250대를 기증하는 행사를 열 예정이다. 이어 부천에 있는 노인 관련 사회복지센터에도 자전거를 기증할 예정이다. 북쪽에 자전거를 기증하는 것은 10월~11월말 시작하기로 계획을 잡았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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