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무죄 고질병” 비난 빗발
정당·시민단체 반발…검찰 항소
정당·시민단체 반발…검찰 항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던 한나라당 김병호(63·부산진갑), 이성권(37·부산진을) 의원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을 두고 지역에서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부산지법 제6형사부(재판장 김태창)는 지난 12일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기 위해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보좌관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로 구속된 안영일(66) 전 부산진구청장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안씨에게 징역 1년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안씨한테서 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한나라당 김병호, 이성권 의원에 대해서는 “돈을 줬다는 안씨의 진술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부산시당은 논평을 내어 “이번 판결은 유권무죄 무권유죄라는 고질증이 여전함을 보여줬다”며 “불법사실 입증이 어려운 뇌물수수 관행상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빈발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판결에 불만을 나타냈다. 민주노동당 부산시당도 논평에서 “이번 판결은 사법정의라는 낡은 상식보다 유권무죄라는 우리 시대의 통념이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도 성명을 내어 “사법부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사법부의 판단은 큰 도둑은 놔두고 작은 도둑만 잡겠다는 모양”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15일부터 부산지법 홈페이지 게시판에 판결에 대한 항의글 써올리기 운동에 들어갔다.
검찰도 부산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하고, 이례적으로 법원 판결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 부산시당은 “조작 가능성이 농후한 메모를 토대로 공소를 제기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며 “검찰이 무리한 기소로 시민들의 이목은 끌었는지 모르지만, 지역주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정치문화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며 법원의 무죄판결을 환영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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