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빈사무실 문따고…압수목록도 달라
경찰이 지난 20일 아침 전교조 부산지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한겨레> 21일치 14면)을 두고 불법논란이 일고 있다.
전교조 부산지부와 부산경찰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부산경찰청 보안수사대는 지난 7월 이적성 시비에 휘말렸던 전교조 부산지부 통일위원회의 자료집 <통일학교>에 대한 조사를 위해 20일 아침 6시40분부터 7시30분까지 부산 연제구 연산동 전교조 부산지부 안에 있는 통일위원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출근시간 전이었기 때문에 당시 전교조 사무실은 잠겨 있었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경찰은 데리고 간 열쇠수리공에게 사무실 문을 열도록 했고, 건물 관리인을 불러 입회인으로 세웠다. 국가정보원 요원 2명도 압수수색에 참가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전교조 부산지부에 ‘압수목록’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부산지부는 빈 사무실에 문을 따고 들어와 영장 제시도 하지 않은 채 압수수색한 절차의 문제와 함께 경찰로부터 받은 압수목록과 실제 압수된 목록이 다른 부분을 문제삼고 있다. 경찰의 ‘압수목록’에는 컴퓨터 본체와 디스켓 등 각종 자료와 북한에서 발행한 <력사원전> 1, 2권이 기록돼 있으나, 전교조 부산지부는 <력사원전>을 갖고있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력사사전>을 <력사원전>으로 잘못 기록했다고 해명했으나, 전교조는 이 역시 갖고 있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지검 관계자는 “경찰의 압수수색 집행과정을 확인해보지는 않았으나 법에서 금하는 것을 한 것 같지는 않다”며 “압수물품의 증거가치는 재판 과정에서 판단할 문제로 본다”고 밝혔다. 영장을 발부한 부산지법 장홍선 판사는 “원칙적으로 영장을 제시하고 압수수색을 해야 하지만 경찰이 그렇게 하지 않은 사정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전교조의 주장대로라면 압수물의 증거능력에 문제가 생겨 증거로 못쓰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중립적 기관에 의뢰한 자료집 감정 결과가 최근에 나왔기 때문에 이제야 압수수색을 하게 됐다”며 “보안과 저항을 우려해 출근시간 전에 압수수색을 했을뿐 절차에 아무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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