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자료사진
펌프로 흐르는 ‘인공하천’…생태적 복원은 아직 먼길
콘크리트로 가두는 대신 자연순환 기능 살려나가야
콘크리트로 가두는 대신 자연순환 기능 살려나가야
청계천 복원 1년(상)생태살리기 걸음마 뗐다
복원 전에 비해 이제 청계천은 식구가 4배 이상 늘었다. 피라미는 물론 버들치, 돌고기, 누치, 납지리 같은 쉽게 보기 드문 물고기도 가끔 발견된다. 중랑천을 만나 한강으로 가는 하류 구간에 가면 백로, 흰뺨검둥오리, 왜가리를 만날 수 있다.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도 가끔은 들른다. 2003년엔 생물종이 98종에 불과했지만 복원 뒤인 2005년 316종, 올해는 376종까지 늘어난 것이다. 청계천은 풍요로워졌다.
살인적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여름, 청계천은 주변 기온을 최대 3.6℃까지 떨어뜨리는 ‘도심의 냉각수’ 구실도 톡톡히 해냈다. 물은 바람을 일으키고 바람은 오염된 공기를 순환시킨다.
그러나 멀리 내다보면, 청계천의 생태적 복원은 이제 첫 걸음마를 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서울시는 매일 한강물 9만8천t과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지하수 2만2천t을 청계천에 흘려보낸다. 청계천으로 상류인 중학천·백운동천을 복원하고 북악산·남산에서 모인 물이 서서히 흘러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청계천 원형과 생태를 살리는 길이지만 시는 상류 복원 계획은 염두에 없다. 신설동에서 합류하는 성북천도 상류 구간 복원도 중장기 연구과제로 남겨놓기로 했다.
물을 펌프로 끌어올려 인공적으로 흘려보내는 ‘청계천식 복원’을 다른 지천 복원사업에서 고스란히 따라하는 것도 문제다. 북한산에서 발원해 한강 하류로 유입하는 홍제천은 하루 4300t 한강물을 쓰고, 도봉구 방학천도 한강물을 하루 1900t을 쓴다. 서울시는 복원 사업을 하고 있는 성북천과 정릉천, 성내천, 도림천은 지하철역 등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끌어올려 쓸 계획이고, 한강물을 퍼올리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청계천 ‘바깥’의 생태적 복원도 남아있는 과제다. 전문가들은 현재 콘크리트·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보도 등 바닥을 빗물이 통할 수 있는 투수포장으로 바꾸고 천변 주변 건물에 옥상녹화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에 따른 도심부 발전계획’(2004년) 보고서에서 “보행공간과 건축선 후퇴로 형성된 공간은 틈이 있는 포장재료를 사용해 우수를 직접 지표면에 침투시키는 투수성 포장구조로 조성하도록 권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이 보고서는 “천변 녹지공간의 총량 증가를 위해 옥상녹화를 적극 권장”하며 “인센티브 부여도 적극 검토한다”고 돼 있지만 정작 청계천변 건물 옥상은 여전히 ‘회색빛’ 일색이다. 현재 서울시는 건축허가때 21층 이상 연면적 10만㎡ 이상의 건물을 대상으로 옥상 녹화를 적극 권고하고 있지만, 청계천변에 대해서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
오충현 동국대 교수(산림자원학)는 “청계천이 시민에게 도심 속 녹지공원을 조성했다는 점에서는 큰 점수를 주고 싶다”면서도 “청계천 상류 지역의 생태면적률은 사실상 제로(0)”라고 말했다. 생태면적률은 건축대상지의 면적 중 자연순환 기능을 가진 토양 면적의 비율을 수치화한 것을 뜻하는 말이다. 서울시는 2004년 7월부터 공공기관의 주택사업 및 건축사업 때 생태면적률 30% 이상을 의무적으로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오 교수는 “이미 상당부분 노후화된 청계천 지역이 재개발을 하게 되면 의무적으로 생태면적률을 확보해야하므로 자연이 숨쉴 수 있는 공간이 살아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생태 복원’이라는 꿈이 실현되는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조기원 이정애 기자 garden@hani.co.kr
조기원 이정애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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