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매개체 솔수염하늘소 ‘천적’ 4만5천마리 방사
생물적 방재로 환경피해 없이 생태계 원상복귀 기대
생물적 방재로 환경피해 없이 생태계 원상복귀 기대
불치병으로 알려진 ‘소나무 재선충병’을 없앨 획기적 방법은 없을까?
산림청은 12일 “국립산림과학원이 지난달 28일 부산시 기장군 봉대산에서 소나무재선충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소의 천적으로 알려진 ‘개미침벌’ 4만5천여마리를 시험 방사했다”고 밝혔다.
개미침벌은 성체가 2~4㎜ 크기로 날개가 없어 개미와 생김새가 비슷하며, 죽은 나무 속에 알을 낳는 하늘소류의 유충에 기생해 체액을 빨아들여 유충을 죽이는 천적으로 알려져 있다.
산림청은 현재 솔수염하늘소에 대한 중국산 개미침벌과 국내산 개미침벌의 효율성을 알아보는 실내 시험과 봉대산 방사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는 이르면 내년 가을께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다른 나라의 재선충병 방재 대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개미침벌을 이용하고 있어 개미침벌 시험을 시작했다”며 “앞서 실시한 중국산 개미침벌을 이용한 실내 시험에서는 솔수염하늘소 유충 상당수가 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실내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천적관계 조사팀이 일본과 중국에만 사는 것으로 알려진 개미침벌의 국내 서식 사실을 밝혀내 이번 시험 방사를 하게 됐다”며 “봉대산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곳 가운데 1곳이어서 매개체가 많을 것으로 보고 시험 방사지로 정했다”고 덧붙였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소나무재선충병 박멸을 위한 생물적 시험이 첫발을 내디딘 상황에서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생물적 방제는 환경 피해를 주지 않고 생태계를 원상태로 회복시키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개미침벌 방사에 따른 생태계 교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시험 등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제주와 강릉 등 전국 53곳으로 번져 소나무숲 7800여㏊(약 2360만평)에 피해를 입혔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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