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유람선에서 본 잠수교의 모습. 잠수교는 내년부터 보행자 전용 다리로 바뀐다. 서울시 제공
노들섬에 콘서트홀·여의도~잠실 13분만에 주파 수상택시도
한강 유람선 타고 ‘르네상스 프로젝트’ 미리 가보니
한강 르네상스프로젝트는 한강의 모습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17일 유람선을 타고 하류쪽인 상암선착장에서 잠실선착장까지 거슬러올라가며 앞으로 바뀔 모습을 가늠해 봤다.
배를 타기 위해 상암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들른 하늘공원엔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산책을 하며 가을을 즐기고 있었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하늘공원 81만평 캠핑장 일부에 자전거전용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자전거트랙연습장도 만들고 높이 90m의 하늘공원 언덕에서는 산악자전거를, 난지수변지구에서는 ‘오리배’와 같은 수상자전거를 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광나루지구 6만여평 가운데 일부도 자전거 초보자 교육광장 및 연습코스를 만들 계획이어서 이래저래 라이더가 누빌 공간이 많아진다.
배가 출발하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회색 콘크리트 제방과 아파트 단지들이다. 유람선을 타는 내내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아파트와 회색빛 콘트리트 제방이었다. 서울시는 이촌지구 2㎞를 시범사업 삼아 제방에 풀을 입히는 녹지사업을 벌여 한강 제방 76㎞를 완전히 녹색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삭막한 풍경은 사라지겠지만 이같은 ‘녹색화장’ 말고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생태계를 살릴 근본적인 변화는 없는지 좀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푸르른 밤섬 너머 한강대교 아래 노들섬이 보였다. 환경단체들은 맹꽁이 서식지라고 개발을 반대하는 땅이지만 서울시는 연면적 6만~12만평 규모의 문화콤플렉스 건립을 구상 중이다. 용산역 주변에 국제업무단지가 개발되고 노들섬에 초고층 문화컴플렉스마저 들어서면 노들섬 일대는 가장 교통이 혼잡한 지역이 될 것이다.
잠수교 근처에 오니 화려한 사이클복을 입은 자전거족들이 줄지어 좁은 인도를 이용해 한강을 건넌다. 내년에 잠수교가 보행자 전용 도로로 바뀌면 더이상 자동차 눈치 보지 않고 신나게 한강을 건널 수 있을 것이다.
어느덧 잠실수중보를 눈앞에 다가왔다. 상암에서 잠실선착장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30분 가량. 유람선이라 천천히 움직이지만 서울시가 내년에 도입하는 수상 콜택시와 수륙양용버스를 이용하면 훨씬 빠른 시간에 오갈 수 있다. 우선 10대를 들여오는 수상택시는 시속 60㎞로 여의도와 잠실을 13분만에 주파할 수 있다. 이덕수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지금은 한강에 유람선 몇 척과 요트 몇척이 떠있는 것이 전부”라며 “하지만 앞으로는 교통정리가 필요할 만큼 많은 수상교통수단이 한강을 이용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