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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장애 아픔 녹여낸 도자기 7년만에 세상에 나오다

등록 2006-10-21 00:23

장애인 도예공모전 대상 ‘어문발’
7년의 시간, 커다랗고 투박한 질그릇 처럼 보이는 도자기 하나가 세상에 나오기 까지 걸린 시간이다. 20일 한국자활재단이 주최한 제1회 전국장애인 도예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고동영(18·정신지체), 변상원(〃), 유병호(〃)군의 작품 ‘어문발’은 세련되거나 멋스럽지는 않다. 장식은 물고기 문양이 전부지만 이 도자기에는 어머니들의 정성과 7년여의 세월이 녹아있다. 심사위원들은 “비장애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할 수 있는 기법을 쓴 것에 점수를 줬다”고 밝혔다.

상을 받은 아이들은 상록수재활센터라는 자활공동체 소속이다. 7여년전 경기 고양 일산새도시에서 발달장애가 있는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위한 꾸린 공동체였다. 지금은 어머니 12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른 장애인공동체와 함께 활동하다가 2004년부터 분리해 따로 공간도 마련하고 그 때부터 상록수라는 이름도 쓰기 시작했다. 이미라(45)씨는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에 나갈 때 힘이 될 터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도예 교육은 아이들의 소근육 발달을 위해 시작했다. 정신지체 장애아들은 손가락 등을 조작하는데 필요한 소근육 발달이 더디 진행되는 경향이 있는데, 흙을 만지는 도예가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정작 도예 교육을 시작했지만 어려움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자폐적 성향이 있는 아이들은 흙 만지는 것 자체를 거부했다. 한번 떼를 쓰면 감당하기도 힘들었다. 물건 하나도 자기 마음에 들도록 놓지 않으면 계속 울어대곤 했기 때문이다. 어머니들은 처음 몇 달 동안 아이들 옆에서 흙이 어떻게 도자기가 되어가는 지를 보여주고 만져주고 하면서 이해시키고 보듬어야 했다. 아이들이 디자인을 뺀 과정을 거의 대부분을 해내기까지 걸린 시간이 6년. 이제 아이들은 서툰 표현으로나마 “흙을 만지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하며 웃을 줄도 안다.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서 부모들이 죽더라도 생활 능력을 만들어주자는 것이 한결같은 어머니들의 소망이었다”는 장은숙 상록수자활센터 대표. 그는 “아이들이 자기들이 만든 작품을 사람들이 구경오는 것을 보고 자랑스러워 한다”며 “그런 아이들이 대견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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