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농민, 도청앞 벼 야적시위…지역별 천막농성도
전남 영암군 시종면에서 1만5천평의 쌀농사를 짓는 강광범(45)씨는 31일 벼 야적 시위에 동참했다. 20년 째 쌀 전업농으로 살아온 그는 영암군의회 건물 앞에 40㎏짜리 벼 50포대를 쌓으며 착잡한 생각이 들었다. 강씨는 “지난해 수매제가 폐지되면서 정부에서 공공 비축미로 벼를 매입하고 있지만, 배정량이 적어 아예 포기했었다”며 “쌀값이 떨어지면서 정부에서 빌린 논 임대료의 이자조차 갚기 힘든 전업농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암지역 농민들은 이날 ‘야적시위용 나락’ 1천여 포대를 차곡차곡 쌓았다.
농민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반대와 수매제 부활을 요구하며 야적시위에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의장 김덕종)은 1일 오후 2시 무안군 삼향면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40㎏짜리 벼 1천여 가마를 쌓는 등 본격적인 ‘쌀 투쟁’을 시작한다. 농민회는 이날 전남도에 공개 질의서를 보내 “지난해 약속한대로 ‘농가 소득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농가 소득보전금을 지난해 400억원에서 1천억원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또 농민들은 “전남도와 농협, 농민단체가 참여하는 ‘전남농업발전협의회’를 구성해 농업 회생 대안을 찾아가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농민회는 1일부터 22개 시·군 100여 곳 읍·면별로 수매제 부활과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반대를 촉구하며 천막 농성에 돌입한다. 이번 농민들의 천막농성과 야적시위는 22일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반대 민중총궐기 대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위두환 전농 광주·전남연맹 사무처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농촌이 몰락한다는 위기감이 농민들에게 짙게 깔려 있다”며 “전남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도 질의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전국의 공공 비축미 매입량이 지난해보다 줄어 350만석으로 결정됐고, 전남 배정량은 76만3천석”이라며 “지난해 쌀 농가 재배 경영안정 대책비 명목으로 지급됐던 지원금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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