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40대’ 전남 우체국 8곳에 김 900상자 전달
이름을 숨긴 40대가 광주·순천·해남 등지 우체국에 어려운 이웃한테 전해달라며 김 수백상자를 두고 사라져 겨울 추위를 훈훈하게 녹이고 있다.
전남체신청은 5일 “전남체신청을 비롯해 광주·북광주·순천·해남·담양·장성·화순 등 우체국 8곳에 한 시민이 구이김 900상자(630만원 어치)를 두고가 저소득 가구 120곳과 사회복지 시설 5곳에 나눠줬다”고 밝혔다.
김은 지난달 16~17일 집중적으로 우체국에 전달했다.
전남체신청 총무과 유상호씨는 “지난달 16일 오후 1시쯤 40대 남자가 전화를 걸어 어려운 이웃들한테 김을 전달하고 싶다는 뜻을 표시했다”며 “한시간 뒤에 청사 뒤뜰에 나가보니 소포장된 4절 구이김 400상자가 쌓여 있었다”고 전했다.
체신청 쪽은 이 김의 생산처와 판매처로 수소문을 했지만 기증자를 찾는데 실패했다.
체신청은 기증자의 선의를 받아들여 김상자를 나눠주기로 결정하고 5일까지 집배원들을 동원해 세실리아요양원과 나주계산원 등지에 이를 전달했다.
체신청 쪽은 “가가호호를 방문하는 집배원들이 형편이 딱한 시설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우체국에 김을 전달했을 것같다”며 “이 선행으로 직원 4800명의 가슴이 저절로 따스해졌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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