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청은 구포시장 안에 공중화장실을 새로 지으면서 건물 한 쪽에 저소득 자활공동체의 생산품을 파는 희망나눔가게를 만들었다.
부산 구포시장 ‘화장실 가게’
‘볼일’ 봤는교 ‘희망’ 사이소
‘볼일’ 봤는교 ‘희망’ 사이소
장날이면 20만 명 이상이 모여드는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는 ‘화장실 가게’가 있다. 5일장의 모습을 갖춘 부산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구포시장의 명물이다.
‘화장실 가게’는 화장실과 가게가 함께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이다. 이 건물은 원래 용도는 화장실. 지난해 10월26일 문을 연 이 화장실은 구포시장에 제대로 된 유일한 공중화장실이다. 시장 안의 화장실임에도 이곳은 늘 깨끗하다. 건물 한쪽에 붙어있는 희망나눔가게 덕분이다.
“가게 무료로 쓰는 대신 공중화장실 청소를”
부산 북구청 자활사업단과 손잡고 운영 맡겨
깨끗하게 볼일 보고 홀로서기 돕는 ‘윈윈가게’ ‘화장실 가게’는 부산 북구청이 저소득층의 자활사업을 지원하려고 만든 시설이다. 북구청은 구포시장 부근 구청 소유 빈터에 공중화장실을 세우며, 화장실 건물 한쪽에 희망나눔가게를 설치해 부산 북구희망터자활후견기관 소속 판매사업단에 운영을 맡겼다. 판매사업단은 가게를 무료로 쓰는 대신, 공중화장실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구포시장 일대의 환경 개선 문제로 골치를 썩던 부산 북구청과 자신들이 만든 제품의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자활후견기관이 손을 잡은 것이다. 판매사업단 송행자(48), 김명숙(48), 이홍도(52), 여부남(52)씨는 기초생활수급자이지만 근로능력이 있어 일을 해야만 지원받을 수 있는 조건부 수급자들이다. 이들은 설과 추석을 제외하면 하루도 빼지않고 오전 10시 가게 문을 열어, 화장실청소로 하루를 시작한다. 화장실에 딸린 14평 남짓한 좁은 공간이지만, 희망나눔가게는 이들에게 자립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일터이다. 이씨는 “예전에 대형 할인점에서 판매사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어 희망나눔가게에 지원했는데, 생각보다 일이 쉽지 않다”며 “그래도 이곳에서 일을 익혀 조그맣더라도 내 가게를 갖겠다는 꿈이 있어 항상 즐겁다”고 말했다. 희망나눔가게에는 북구희망터자활후견기관을 포함한 전국 14개 자활후견기관에서 납품한 2천여 점의 상품이 빼곡이 들어차 있다. 제품 질과 가격은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 아직 가게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점과 “기초생활수급자들이 만든 물건이 별 수 있겠어”하는 잘못된 선입견이 걸림돌일 뿐이다. 지난 1년 간 5293만9150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직 자립하기에는 멀었지만, 개점 초기 200만~300만 원이던 월매출이 최근에는 400만~500만 원으로 올랐다. 수익금은 모두 기초생활수급자들을 위한 기금으로 들어가고, 판매사업단원들은 월 80만~90만 원의 월급을 받는다. 대부분의 손님은 구포시장을 찾았다가 들른 사람들이다. 이제는 제법 단골손님도 생겼다. 하지만 가게 이름 때문에 재활용품을 파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 “무엇이 희망을 나누는 것이냐”며 따지는 취객도 있다. 공중화장실에서 먹고자는 노숙인이 생기면서, 이들까지 챙겨야하는 것도 골칫거리다. 그러나 2008년말 자립을 목표로 삼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거쳐야할 통과의례일 뿐이다. 내년에는 입점 기관을 28곳으로 늘리고, 인터넷 홈쇼핑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윤영철 부산 북구청 자활지원담당은 “희망나눔가게에 투자된 땅값과 건물값, 운영비 등을 합하면 3억 원 가까이 되지만, 이를 통해 거둔 효과를 돈으로 계산한다면 몇십억원은 될 것”이라며 “하루 빨리 판매기법을 익혀 독립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성과급제 등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051)309-4989.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최고의 봉제기술 최고의 제품, 희망 나눔가게 애용하세요 희망나눔가게를 운영하는 부산 북구희망터자활후견기관에는 판매사업단 4명과 봉제작업단 16명이 있다. 봉제작업단은 2003년 1월 12명으로 출발했다. 이들에게 공통분모는 일자리를 구해 자립하겠다는 의지와 봉제기술 뿐이었다. 모두가 신발공장, 봉제공장에서 미싱일을 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의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 지금은 개량한복을 만들만큼 기술이 늘었다. 모두 부산 북구 금곡동 희망터 봉제작업단 공장에서 일하지만, 이들 가운데 5명은 지난 2월 ‘맑은땀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독립해, 자신들의 사업을 하고 있다. 어엿한 ‘공동 사장님’이 된 것이다. 올해는 부산시가 운영하는 장의 시설인 영락공원에 수의 납품권까지 따냈다.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으면서, 제품의 질이 한결같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자활상품 전문판매점인인 희망나눔가게를 열기 전까지는 안정된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웃돕기 수준의 바자를 여는 것이 고작이었다. 전국 242개 자활후견기관 모두가 갖고 있는 고민이다. 이들과 같은 시장진입형 조건부 기초생활수급자는 3년 동안 정부 지원으로 기술을 배우고 일을 익힌 뒤 자립해야 한다. 자립 첫해에는 일부 급여를 지원받지만, 이후에는 아무런 도움없이 자신의 노력으로 살아야 한다. 이 때문에 이들은 지원 기간 동안 단지 기술을 익혀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단계를 넘어, 값싼 중국산과 가격경쟁에서 이겨야하고, 고정적인 거래처도 확보해야 한다. 전국의 자활후견기관들은 한지·가죽 공예품, 허브제품, 꿀·미역 등을 생산해 지역특산품으로 자리잡기위해 기존 제품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정향 부산 북구희망터자활후견기관 실장은 “현재는 이들에게 자신감과 근로의욕을 심어주고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궁극적 목표는 정부 지원 없이도 스스로 일해서 먹고살 수 있는 일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부산 북구청 자활사업단과 손잡고 운영 맡겨
깨끗하게 볼일 보고 홀로서기 돕는 ‘윈윈가게’ ‘화장실 가게’는 부산 북구청이 저소득층의 자활사업을 지원하려고 만든 시설이다. 북구청은 구포시장 부근 구청 소유 빈터에 공중화장실을 세우며, 화장실 건물 한쪽에 희망나눔가게를 설치해 부산 북구희망터자활후견기관 소속 판매사업단에 운영을 맡겼다. 판매사업단은 가게를 무료로 쓰는 대신, 공중화장실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구포시장 일대의 환경 개선 문제로 골치를 썩던 부산 북구청과 자신들이 만든 제품의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자활후견기관이 손을 잡은 것이다. 판매사업단 송행자(48), 김명숙(48), 이홍도(52), 여부남(52)씨는 기초생활수급자이지만 근로능력이 있어 일을 해야만 지원받을 수 있는 조건부 수급자들이다. 이들은 설과 추석을 제외하면 하루도 빼지않고 오전 10시 가게 문을 열어, 화장실청소로 하루를 시작한다. 화장실에 딸린 14평 남짓한 좁은 공간이지만, 희망나눔가게는 이들에게 자립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일터이다. 이씨는 “예전에 대형 할인점에서 판매사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어 희망나눔가게에 지원했는데, 생각보다 일이 쉽지 않다”며 “그래도 이곳에서 일을 익혀 조그맣더라도 내 가게를 갖겠다는 꿈이 있어 항상 즐겁다”고 말했다. 희망나눔가게에는 북구희망터자활후견기관을 포함한 전국 14개 자활후견기관에서 납품한 2천여 점의 상품이 빼곡이 들어차 있다. 제품 질과 가격은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 아직 가게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점과 “기초생활수급자들이 만든 물건이 별 수 있겠어”하는 잘못된 선입견이 걸림돌일 뿐이다. 지난 1년 간 5293만9150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직 자립하기에는 멀었지만, 개점 초기 200만~300만 원이던 월매출이 최근에는 400만~500만 원으로 올랐다. 수익금은 모두 기초생활수급자들을 위한 기금으로 들어가고, 판매사업단원들은 월 80만~90만 원의 월급을 받는다. 대부분의 손님은 구포시장을 찾았다가 들른 사람들이다. 이제는 제법 단골손님도 생겼다. 하지만 가게 이름 때문에 재활용품을 파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 “무엇이 희망을 나누는 것이냐”며 따지는 취객도 있다. 공중화장실에서 먹고자는 노숙인이 생기면서, 이들까지 챙겨야하는 것도 골칫거리다. 그러나 2008년말 자립을 목표로 삼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거쳐야할 통과의례일 뿐이다. 내년에는 입점 기관을 28곳으로 늘리고, 인터넷 홈쇼핑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윤영철 부산 북구청 자활지원담당은 “희망나눔가게에 투자된 땅값과 건물값, 운영비 등을 합하면 3억 원 가까이 되지만, 이를 통해 거둔 효과를 돈으로 계산한다면 몇십억원은 될 것”이라며 “하루 빨리 판매기법을 익혀 독립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성과급제 등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051)309-4989.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희망나눔 가게에는 전국의 자활공동체에서 만든 2천여가지의 다양한 제품이 전시되어 장보기를 위해 시장을 찾은 시민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희망나눔 가게 내부 모습.
최고의 봉제기술 최고의 제품, 희망 나눔가게 애용하세요 희망나눔가게를 운영하는 부산 북구희망터자활후견기관에는 판매사업단 4명과 봉제작업단 16명이 있다. 봉제작업단은 2003년 1월 12명으로 출발했다. 이들에게 공통분모는 일자리를 구해 자립하겠다는 의지와 봉제기술 뿐이었다. 모두가 신발공장, 봉제공장에서 미싱일을 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의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 지금은 개량한복을 만들만큼 기술이 늘었다. 모두 부산 북구 금곡동 희망터 봉제작업단 공장에서 일하지만, 이들 가운데 5명은 지난 2월 ‘맑은땀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독립해, 자신들의 사업을 하고 있다. 어엿한 ‘공동 사장님’이 된 것이다. 올해는 부산시가 운영하는 장의 시설인 영락공원에 수의 납품권까지 따냈다.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으면서, 제품의 질이 한결같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자활상품 전문판매점인인 희망나눔가게를 열기 전까지는 안정된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웃돕기 수준의 바자를 여는 것이 고작이었다. 전국 242개 자활후견기관 모두가 갖고 있는 고민이다. 이들과 같은 시장진입형 조건부 기초생활수급자는 3년 동안 정부 지원으로 기술을 배우고 일을 익힌 뒤 자립해야 한다. 자립 첫해에는 일부 급여를 지원받지만, 이후에는 아무런 도움없이 자신의 노력으로 살아야 한다. 이 때문에 이들은 지원 기간 동안 단지 기술을 익혀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단계를 넘어, 값싼 중국산과 가격경쟁에서 이겨야하고, 고정적인 거래처도 확보해야 한다. 전국의 자활후견기관들은 한지·가죽 공예품, 허브제품, 꿀·미역 등을 생산해 지역특산품으로 자리잡기위해 기존 제품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정향 부산 북구희망터자활후견기관 실장은 “현재는 이들에게 자신감과 근로의욕을 심어주고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궁극적 목표는 정부 지원 없이도 스스로 일해서 먹고살 수 있는 일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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