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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다가구 매입 서민임대’ 헛공약될 판

등록 2007-01-16 21:35수정 2007-01-16 23:21

시세 1억 넘는데 서울시 예산은 가구당 7000만원
뉴타운 분양권 ‘당근’ 검토 속 되레 집값 올릴 우려
“그 돈 가지고는 턱도 없어요. 서울시 안에서도 그런 가격에 다가구주택 매입이 어려울 걸요.”

서울 마포구 아현동 ㅊ부동산 천아무개 대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지난 7일 올해부터 1500가구씩 앞으로 6년간 시내 뉴타운지역에 있는 다가구주택 9000가구를 사들여 저소득층 서민에게 임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행 초기부터 현실과 맞지 않는 예산 등으로 인해 ‘선심성 헛공약’이란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첫 걸음부터 헛걸음=시는 다가구주택 매입에 필요한 6300억원의 예산을 마련했다. 예산은 주택기금 50%, 국고보조 40%에 에스에이치공사가 5%를 부담하고 입주자가 나머지 5%를 낸다. 9000가구를 기준으로 가구당 평균 7천만원이다.

시는 이번 계획이 “뉴타운내 저소득층의 주거 불안 해소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뉴타운내 다가구 주택은 이미 가격이 상승해 시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상지역은 2차 뉴타운 이태원·한남·보광동, 전농·답십리동, 중화동, 미아동, 남가좌동, 아현동 등 12곳과 3차 뉴타운은 시흥동, 흑석동, 거여·마천동, 장위동 등 10곳이다. 아현동 ㅍ부동산 관계자는 “이곳에서 7~8가구가 살고 있는 다세대주택을 사려면 10억원이 훌쩍 넘어 간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예산 부족으로 ‘허름한’ 곳을 구입할 수도 없다. 시는 지난 2002~2003년 상습침수구역의 다가구주택 1251가구를 820억여원에 사들였으나 상태가 안좋아 입주자가 기피하는 바람에 ‘혈세’를 낭비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양호한 주택을 살 계획이지만 부족한 예산으로는 어림도 없는 상태다.

편법까지 동원하나?=“뉴타운 인근 지역의 주택 매입을 검토 중입니다.” “성급하게 발표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주택 매입을 책임진 서울시와 에스에이치 공사 관계자들의 공방이다. 설익은 상태에서 정책을 발표해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서울시는 예산 증액 대신 ‘당근’을 고려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다가구 주택을 매각하는 소유자에게 뉴타운내 민간아파트 등 특별분양 입주권 부여를 검토 중”이라며 “이 경우 조례 개정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책 실행을 위한 무리수라는 비판은 물론 오를대로 오른 상태에서 자신의 집을 팔 소유자가 등장할 지도 미지수다. 또 특별 분양권을 제공할 경우 분양가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백준 제이앤케이도시정비 대표는 “뉴타운내 아무리 작은 다세대주택도 평당 1500만~3천만원 선인데 책정한 금액 자체가 현실성이 없다”며 “매년 1500가구를 어떻게 매입해 임대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워낙 가격이 올라 사려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사려는 움직임 때문에 집값이 오를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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