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수온 상승 영향 남부해역으로 이동 안해
올해 동해안 오징어잡이가 강원도에 풍년이 드니, 경상도에 흉년이 졌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는 올들어 지난 13일까지 강원도와 울릉도 연안에서 잡힌 오징어는 각각 472t과 42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각각 475%와 299%의 어획량 증가를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최근 5년간 평균과 비교해도 각각 187%와 132% 늘어났다.
반면, 동해남부해역 오징어잡이 어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올들어 지난 13일까지 부산공동어시장 오징어 위판량은 827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04t의 39.3%에 불과했다. 게다가 씨알이 잘아 1㎏당 평균 단가가 1200원으로 지난해 1881원의 63.8%에 불과해 위판액으로 보면 지난해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렇게 두 지역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동해안의 수온이 예년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1월 초 동해안의 바닷물 표층 온도는 5~9도를 유지하는데, 올해는 이보다 4~5도 높아 오징어 서식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오징어가 강원도와 울릉도 연안에 오랫동안 머물러 어장 형성기간이 길어지면서, 예년 같으면 시작됐어야 할 경상도 연안으로의 회유가 지연되고 있다.
윤상철 연구원은 “지구온난화, 엘니뇨 등 다양한 영향으로 올해는 쓰시마난류의 지류인 동한난류의 세력이 예년보다 강해 나타난 현상”이라며 “다음달 초에는 수온이 평년 수준을 회복하면서 오징어어장이 동해남부해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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