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의 특산물인 ‘매생이’가 이상 고온과 철새의 극성 탓에 수확량이 줄어들어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전남지역 어민들은 25일 강진군 마량·대구면, 장흥군 관산면, 완도군 고금면, 고흥군 금산면 등지 바다에서 나오는 매생이 수확량이 예년에 견주어 30% 남짓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는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강진만의 수온이 13도까지 올라 작황이 부진한데다 겨울 철새들이 날아들어 무차별적으로 매생이를 먹어치우는 이중고가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수백마리씩 몰려 다니는 청둥오리떼는 먹잇감을 찾아 인근 매생이 양식장을 닥치는 대로 훼손하고 있다. 어민들은 과수원용 폭음탄과 공포탄까지 동원해 오리떼를 쫓고 있지만 효과가 별로 없다.
이 때문에 주산지인 강진군 마량면 엄포리 숙마마을 어민들의 매생이 하루 생산량은 지난해 700kg에서 올해 500kg으로 줄었다.
강정신(48) 어촌계장은 “수온이 8~9도로 내려가야 생육에 좋은데 이상 고온으로 썩어들어갈 지경”이라며 “청둥오리 피해도 크지만 손쓸 방법이 없는 만큼 유해조수로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장국 재료로 인기가 높은 매생이는 남해안 청정해역에서 자라는 해조류로 전국에서 한해 1500t이 생산된다. 철분과 비타민 에이(A)의 함유량이 높아 김보다 소득이 3배 가량 높은 수산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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