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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아내는 ‘오라이~’ 남편은 ‘부르릉’

등록 2007-02-05 21:30

태안~이원 운행 버스 ‘부창부수’ 곧 출발
“허허~ 차장! 목소리 좀 크게혀서 ‘오라이’ 혀봐.”

“그게 잘 안되는디유.”

5일 오후 충남 태안~이원을 운행하는 태안여객 마을버스 안, 승객들은 새내기 차장 대신 ‘오라이~’를 합창하며 깔깔 웃었다.

새내기 차장은 김미숙(42·사진)씨. 그녀는 이날부터 시범 운행에 나선 충남 태안군의 2번째 시내버스 차장이다.

갈색 빵 모자와 옷을 차려입고 아침 일찍 출근한 김씨는 주로 연로하신 승객들의 탑승을 돕고 짐을 들어드리는 등 차장으로서 시범 근무를 했다.

그녀는 “버스에 ‘차장이 근무하는 버스’라는 안내판이 부착돼 길가던 주민들도 쳐다본다”며 “일은 어렵진 않은데 겸연쩍어 그런지 목소리가 커지지 않는다”고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지난해 1월 태안군이 첫 차장을 뽑을 때 지원서를 냈다 정화숙(41)씨가 선발되자 “다음에 차장을 뽑으면 꼭 시켜달라”며 차장의 꿈을 키웠다.

그녀의 든든한 후원자는 남편인 김호연(41·태안여객 운전사)씨. 태안여객에서 12년째 근무하는 그는 1984년부터 2년여 동안 차장으로 근무해 ‘차장’ 선배이기도 하다.


태안군은 8일 김미숙씨가 정식으로 출근하면 부부를 같은 버스에 배치해 함께 근무하도록 배려할 예정이다. 태안여객도 태안읍에 2번째 차장 탄생을 축하하는 펼침막을 내걸기로 했다.

태안군 교통행정계 함장섭 담당은 “김미숙씨는 적극적이고 쾌활한 성격이고 남편도 주민들에게 인사 잘하고 성실한 운전사로 소문나 농어촌버스를 활성화하고 태안을 알리는 구실을 다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미숙씨는 “태안~이원 노선 중간에 꾸지나무골, 사목해수욕장이 있다”며 “많은 이들이 피서오는 여름쯤에는 어색하지 않은 차장이 돼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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