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투자 강남구 공영주차장 현황
구, 민자로 상가비율 상향 설계변경 추진
주민 “상가 손님용 전락” 주민감사 청구
주민 “상가 손님용 전락” 주민감사 청구
‘무늬만 공영 주차장, 알맹이는 상가 주차장.’
서울 강남구가 민간 자본을 끌여들여 짓는 공영 주차장 사업에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서울시 시민감사관실은 강남구 주민 200여명이 민자 공영 주차장 실태에 대한 감사를 청구해, 21일 주민감사에 들어간다. 강남구는 지난 2001년부터 민간 사업자가 공영 주차장을 지으면 20여년 동안 운영권을 주고 있다. 이런 민자 주차장은 식당, 술집 등 근린생활시설을 최대 30%까지 끼워넣을 수 있다. 주민들은 공영 주차장이 상가 손님용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한다.
공영 주차장 ‘상가 늘리기’ 시끌=강남구는 최근 논현2동에 민자 주차장을 추진하면서 상가가 늘도록 설계를 바꾸려고 해 입길에 오르고 있다. 강남구는 이달초 동사무소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상가 등의 비율을 당초 15.5%에서 20% 초반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한 층 정도로 예상됐던 상가는 두세 층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 교통행정과 김진한 주임은 “건축면적이 260평에서 300평 정도로 넓어지고 주차 대수도 130여대에서 200여대로 늘어나는 만큼 설계 변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누구를 위한 설계 변경이냐고 반박한다. 강남구 공영주차장 민자유치반대 추진위원회 백보현 사무총장은 “주차장보다 상가 증가율이 더 높은 것이 문제”라며 “결국 상가들이 늘어난 주차장마저 차지해 버리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돈’이냐 ‘복지’냐 주민감사로=강남구는 민자 유치가 재원 부족을 해결해주는 ‘합리적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김 주임은 “강남에서 차 한 대 주차할 땅을 사려면 최소 1억원이 필요하다”며 “우리 구의 주차장 관련 한 해 예산은 300억원으로 땅 사기에도 벅차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주차장 한 곳의 건축비가 40억~100억원으로 자치구가 부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백 사무총장은 “주차장 시설을 간소화 하면 건축비를 10억원 정도로 끌어내릴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민자 주차장은 합법 테두리에 있지만 사용자의 처지에선 비합리의 극치”라며 “현행법상 걸림돌이 있지만 ‘지상은 공원, 지하는 주차장’ 같은 주민 복지를 생각하는 행정 아이디어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자 주차장은 지금껏 네 곳이 지어졌고, 논현2동을 포함해 두 곳이 더 들어설 예정이다.
한편, 시민감사관실은 28일까지 주민감사 일정을 마치고 늦어도 다음달말까지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감사 결과 민자 주차장 실태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면 관할 행정기관인 강남구에 시정 권고를 내리게 된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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