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문화의집 ‘아줌마 축제’를 앞두고 난타 흉내내기 연습을 하고 있는 아줌마들
광주 북구문화의집서 이웃 11명 ‘수다호르몬’ 공연
“억척스럽다구요? 오셔서 아줌마의 속내를 들여다보세요.”
광주 북구문화의집은 23일 오후 2~4시 ‘수다호르몬’이라는 주제로 30~40대 문흥동 아줌마 11명이 생각해 준비한 아줌마축제를 펼친다. 축제는 아파트 안팎에 숨은 추억을 새록이는 전시와 체면을 던진 채 한바탕 웃고 푸는 공연으로 짜인다.
편안한 마음으로 거실·침실·부엌·화장실 따위 공간에 깃든 수다에 귀기울이고, 즉흥 공연으로 꾸민 입술도장 찍기, 줌마데이 선포, 난타 흉내내기(사진)를 즐길 수 있다.
기획자이자 출연자인 문흥동 아줌마들은 100번 선본 여자가 결혼에 성공한 추억이며 결혼 12년 동안 이사를 10차례 다닌 고달픔을 털어놓는다. 호출기·손전화·싸이월드로 진화하는 세상을 따라가기 어려운 엄마의 답답함과 아들을 못 낳아 집안의 눈총을 견뎌야 하는 며느리의 민망함도 진솔하게 들려준다.
물론 마음 한켠에 숨은 꿈 많은 소녀, 달라진 남편, 속썩이는 아이들, 맛이 나지 않는 요리 따위 소재로 수다를 떨며 서로를 다독이기도 한다.
문화의집 김수정씨는 “지난해 10월 문흥동의 평범한 아줌마들이 축제의도에 동의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며 “아줌마들끼리 수다를 통해 공감을 나누고 맺힌 것을 풀자며 한달반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062)269-1420.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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