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구분없이 81개 강좌 운영
전남 영광군의 인문고인 해룡고가 학년 구분없이 희망과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보충수업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해룡고는 이달 초 정규수업인 오전 9시10분~오후 4시40분 7교시 이외에 학생선택형 보충수업을 아침 8시5분~8시55분과 오후 5시~5시50분에 2시간씩 열어 호응을 얻고 있다.
보충수업은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음악·미술 등 모두 81개 강좌로 짜여졌다. 영어는 문법·독해·듣기, 수학은 수1·수2 분야의 기초·중급·고급으로 각각 세분했다. 수강료는 7주 동안 20시간을 듣는 1과목에 1만원 안팎이다. 이런 보충수업은 한해 5차례 정도 이어질 예정이다.
해룡고는 2년 동안 교과 협의와 교재 준비를 거쳐 새학기 초 학교 홈페이지에 △강좌일람표 △강의계획서 △담당교사 등을 올리고 학생들이 학년 구분 없이 바라는 강좌를 선택하게 했다. 희망자가 적었던 20여개 강좌는 없앴다. 이런 학원식 보충수업은 시행 초기인데도 일부 인기있는 강좌의 수강 신청이 1분만에 마감되고, 교사들도 학생들의 필요에 맞는 전문영역을 고민하는 등 학교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김창옥 연구부장은 “천편일률적인 보충수업은 학생과 교사에게 두루 부담을 준다”며 “설강 영역의 전문화 세분화를 통해 수업 효율과 학습 의욕을 동시에 높이려 했다”고 말했다.
1975년 문을 연 해룡고는 교사 54명 학생 720명인 24학급 규모의 농어촌 인문고로 지난해 졸업생 235명 중 1명이 미국 스탠퍼드대, 3명이 서울대로 진학하는 등 모두 231명이 4년제 대학에 합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영광/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