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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별도봉 ‘4·3희생자’ 유해 5구 발굴

등록 2007-02-23 20:00

23일 제주시 별도동 일본군 진지동굴 입구에서 제주4·3연구소와 제주대 유해발굴팀이 4·3사건 당시 무장대와 내통했다는 이유로 군사재판도 없이 무참히 학살당한 국방경비대 제9연대 군인들로 추정되는 유해 5구를 발굴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23일 제주시 별도동 일본군 진지동굴 입구에서 제주4·3연구소와 제주대 유해발굴팀이 4·3사건 당시 무장대와 내통했다는 이유로 군사재판도 없이 무참히 학살당한 국방경비대 제9연대 군인들로 추정되는 유해 5구를 발굴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4·3연구소·제주대, 일제 갱도진지서…탄피·동전·단추도
“함께 학살된 수십명중 일부”

별도봉의 갱도진지에도 유해가 있었다. 제주4·3 당시 학살된 희생자 5명의 유해가 60년 만에 제주시 별도봉 해안 옛 일본군 갱도진지에서 발견됐다.

별도봉 일본군 갱도진지는 1945년 일제가 미군의 상륙에 대비해 제주도민들을 강제동원해 파놓은 인공동굴이다.

4·3 희생자 유해발굴을 맡고 있는 제주4·3연구소와 제주대는 23일 오전 제주시 화북동 별도봉 갱도진지 현장에서 중간보고회를 열어 4·3 당시 학살이 이뤄진 장소와 발굴 유해 및 유류품 등을 공개했다.

별도봉 갱도진지는 4·3 당시인 1948년 10월 지역주민과 제주도 출신 제9연대 장병 수십명이 학살됐다고 전해져온 곳으로 4·3 희생자 유해발굴 작업 이전부터 주요 발굴장소 가운데 하나로 관심을 모았다.

당시 별도봉 갱도진지 속으로 동료들과 함께 끌려갔다가 살아난 유일한 생존자인 강아무개(80·제주시)씨는 오래전 언론과의 대담에서 “1948년 10월 하순 헌병들에게 연행된 뒤 며칠 있다가 발가벗겨진 다음 일본군복으로 갈아입었다. 곧바로 트럭에 실려 형장으로 이동했는데 일제 진지동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4·3연구소와의 대담에서도 “20~30여명이 차에 태워졌다. 굴 입구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한사람씩 호명해 세운 뒤 총살했다. 나는 몇명 불렀을 때 그냥 뛰어나가 굴 속으로 떨어져 기절했는데, 깨어보니 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총소리도 이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들 희생자 가운데 일부 주검은 인근 밭주인에 의해 가매장되기도 했다. 이아무개(71·제주시)씨는 “당시 시부모님이 밭에서 농사를 지었는데 굴 앞에 학살된 주검들이 있어서 잘 묻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발굴된 것은 유해뿐 아니라 학살에 사용됐던 엠(M)-1 탄피와 탄두, 카빈총 탄두와 탄피, 동전, 단추 등도 다수 발견됐다.

발굴팀은 수습된 유해를 제주대 의대 법의학교실에 임시 안치한 뒤, 유전자 분석을 통해 희생자들의 신원을 파악할 계획이다.

발굴팀은 오는 3월까지 별도봉 갱도진지내 학살터의 발굴조사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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