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하남 외국인쉼터 “소방시설 허술” 자진폐쇄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 참사 뒤 소방시설이 허술하다고 판단한 광주지역 한 외국인 쉼터가 문을 닫기로 했다.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의 광주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는 5일 “여수 참사 뒤 센터 안에 운영 중인 24평짜리 외국인 쉼터의 전기·가스·소방 시설을 점검한 결과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폐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2001년 문을 연 이곳에서는 중국 10명, 중앙아시아 10명, 아프리카 8명, 타이 3명 등 외국인 노동자 31명이 몸이 아프거나 일자리가 없는 상태로 숙식을 해결해 왔다.
센터 쪽은 지난달 27일 이들한테 거처를 옮겨달라고 요청하자 20여명은 월 10만~15만원짜리 공단 주변 사글셋방으로 갔지만, 10여명은 일주일째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옮길 곳을 찾지 못했다.
이천영 소장은 “소방서에서 점검을 다녀갔고, 자체적으로 전기와 가스 시설을 살펴보니 이대로 운영하는 것은 위험하고 무모했다”며 “소방시설도 부족하고 야간관리도 어려워서 안타깝지만 문을 닫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2005년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에 35평 규모로 문을 연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에는 스리랑카 8명, 필리핀 3명, 중국 1명, 베트남 1명 등 모두 11명이 생활 중이다.
이 센터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은 있지만 쉼터 건물의 골조가 튼튼하고 소방시설도 비교적 잘 갖춰졌다는 판단에 따라 운영을 계속할 예정이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