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못 추면 다른 과목 들으세요.”
5일 오전 충남 천안 나사렛대 정남수기념관 401호 강의실. ‘춤과 대중문화’ 강좌 첫 강의를 시작한 강원래 교수는 수강 신청한 30여명의 학생들에게 “이번 학기는 비보이 댄스 등 길거리 춤 위주로 강의하겠다”며 이같이 권고했다.
‘실기 위주의 강의이니 춤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강의를 듣지 말라’는 강 교수의 말은 그가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었다는 점에 비춰 ‘춤을 추는 데는 아무런 장애가 없다’는 강한 의지를 제자들에게 일깨우는 뜻이기도 했다.
강 교수는 “영화 <왕의 남자>를 보고 옛날에도 대중들이 즐기는 춤이 있었다는 것을 깨닿게 됐다”며 “어떤 춤이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겠지만 대중문화를 다루려면 대중의 춤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길거리 춤을 가르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 학생이 ‘시험을 어떻게 치를 것인지’ 묻자 “춤 실기를 볼 지 리포트를 받을지 결정하지 않았지만 춤 실기가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학기동안 직접 춤을 가르치고 경험한 대중문화에 대해 상세히 강의하겠다”고 설명했다.
그가 대학 강단에 선 것은 이 대학 임승안 총장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입은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생활은 물론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점을 높이 사 겸임교수 직을 제안한 데 따른 것으로, 그의 첫 강의인 ‘춤과 대중문화’에는 70여명이 수강을 신청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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