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경찰청 외사수사대가 5일 장기밀매조직의 증거자료, 도청기, 신장기증 등록카드 등을 공개하고 있다. 경찰은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를 해외병원에 소개해 수술받게 하고 사례비를 받아챙긴 브로커 등 장기밀매 관련 사범 67명을 무더기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창원/연합뉴스
친인척 꾸며 24명 연결 알선료 수억원 챙겨…2명구속 1명수배
카드빚 때문에 취업도 하기 전에 신용불량자가 된 서아무개(30)씨는 2005년 2월초 인터넷에서 신장과 간 등 인체장기를 구입한다는 이아무개(45)씨의 광고를 발견했다. 이에 앞서 신장 이식수술을 기다리던 허아무개(52)씨는 3500만원을 주기로 하고 장기매매 브로커 이씨를 통해 신장 기증자를 찾고 있었다.
서씨는 같은 해 4월14일 이씨가 위조해준 허씨 아들 명의의 주민등록증을 이용해 허씨에게 신장 하나를 떼어주는 수술을 받았다. 허씨가 준 3500만원은 브로커 이씨가 2000만원, 기증자 서씨가 1500만원씩 나눠 가졌다.
경남경찰청 외사수사대는 5일 인체장기 불법매매를 알선한 혐의(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이씨 등 2명을 구속하고, 1명을 수배했다. 경찰은 또 서씨와 허씨 등 인체장기를 불법매매한 43명과 관련서류를 위조한 22명 등 65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이들에게 장기이식수술을 해준 서울 10곳, 부산과 전남 각 1곳 등 병원 12곳을 보건복지부에 통보했다.
이씨 등은 1998년부터 최근까지 장기이식수술을 기다리는 환자 24명에게 장기기증자를 연결시켜주는 대가로 신장 3500만~3800만원, 간 7000만~7500만원 등 모두 9억1000만원을 받아 60% 정도를 알선료로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장기 매수자와 매도자가 친인척 관계인 것처럼 꾸미거나, 매도자가 장기기증운동을 펼치는 종교단체 신도인 것처럼 꾸미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경찰청 이병석 외사수사대장은 “지난해말 현재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해 장기이식수술을 기다리는 환자가 신장 6724명, 간 2413명에 이르지만, 기증자는 이에 훨씬 못미쳐 불법 장기매매를 완전히 막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뇌사자 장기기증 권장 등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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