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어르신 한글교실’
6일 저녁 7시 충남 태안군 소원면 시목초등학교 ‘어르신 한글교실’ 앞. 이향규(85·충남 태안군 소원면) 할머니는 조용덕(60) 교감에게 허리 굽혀 인사했다. 조 교감은 더 허리 굽혀 할머니를 맞았다.
‘어르신 한글교실’은 매주 화, 목요일 저녁 60~80대 할아버지, 할머니 37명과 필리핀에서 시집온 주부 1명이 학생이다.
한글교실은 조 교감이 학교 주변 마을 노인들이 한글을 배우고 싶은데 기회가 없다고 아쉬워하는 이들을 위해 지난해 6월 열고 직접 운전하며 이들의 등·하교를 돕고 있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배운 한글을 받아쓰기 할 때는 다 알았는데 집에 가면 잃어버린다”고 하소연하면서도 배움이 즐거운지 싱글벙글한다.
한글교실에서는 한글 외에 한문도 가르치는데 지난해 5명이 한자능력검정시험 8급에 합격했다.
조 교감은 “어르신들께서 중·고교생 못지않은 향학열을 불태우며 공부하시는 모습을 보면 더 잘 가르쳐드려야 겠다는 의욕이 생긴다”며 “어르신들이 손주들에게 사랑이 듬뿍 담긴 편지를 마음껏 쓰시는 날까지 한글교실을 열겠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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