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무등동호회…15년 둥지서 밀려나고 전세금 못받아
우리 가락을 지켜온 한 국악동호회가 문화둥지를 잃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무등국악동호회는 1992년 10월 우리 가락을 좋아하는 직장인들이 주축이 돼 설립됐다. 광주시 동구 대의동 옛 세무서 건물의 25평 공간에 자리했던 이 모임은 15년째 국악 사랑방의 구실을 해왔다. 회원 100여명이 전문 연주자한테서 가야금·거문고·대금·피리·해금 등을 배웠고, 20명은 해마다 정기 연주회를 개최한다.(사진) 또 시민들을 위해 단소와 장고 강습회를 열고, 노인들을 찾아 국악 위안 잔치도 해왔다.
하지만 이 모임은 아시아문화전당 조성사업 터에 포함된 건물의 주인에게 전세금을 돌려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엄수경(48·동신대 강사) 회장은 “지난해 9월부터 주인 김아무개씨에게 전세금을 돌려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1500만원 중 1100만원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 광주 동구 황금동의 20평짜리 공간을 얻어 이사했다가 전세금을 완납하지 못해 사무실을 비워줬다. 엄 회장은 “일단 회원 5명이 200만원씩을 대출받아 사무실을 임대하기로 했다”며 “문화전당 조성 사업이 시작되면서 작은 ‘문화공간’을 잃었지만, 세입자여서 하소연할 곳마저 없어 씁쓸하다”고 말했다.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곳은 무등국악동호회 뿐이 아니다. 이 건물의 화실·사진관 등 3곳도 전세금을 돌려 받지 못하고 이사했다. 문화중심도시조성추진기획단 이광윤씨는 “최근까지 건물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전화로 문의한 경우가 10여건에 달한다”며 “하지만 건물 주인에게 보상을 끝냈고 세입자에겐 이사비를 지급했기 때문에 뾰족한 해결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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