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관련단체들 “시행령 내용 모호”…희생자·유족 배려 촉구
정부가 지난달 입법예고한 제주4·3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 제주지역 4·3단체들이 중앙정부의 지원의지가 약하다는 비판을 내놓고 올바른 개정을 촉구했다. 제주4·3연구소와 제주4·3희생자유족회, 민예총 제주도지회 등 단체 3곳은 공동으로 의견서를 냈으며, 제주4·3도민연대도 기자회견을 열고 의견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27일 정부가 입법예고한 4·3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은 국가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희생자들을 위무하고 기려야 하는 중앙정부의 의지를 의심케 한다”며 “개정된 특별법에 명시된 내용조차 누락하거나 모호하게 처리하는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희생자 신고기간=개정안에는 오는 6월1일부터 8월31일까지로 3개월로 돼 있으나, 일본 등 해외 거주 신고자들의 신고와 최근 희생자로 결정된 사형수·무기수 유족들의 신고를 독려하기 위해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관련단체들은 밝혔다.
4·3관련 재단=현행 개정안에는 “제주도는 재단의 운영을 위한 기금 또는 운영비용을 지원할 수 있고, 그 밖의 영에서 정한 사항 이외에 필요한 사항은 조례로 정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관련단체들은 이 조항이 정부의 지원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법조계와 학계의 의견을 토대로, 특별법에 ‘정부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라고 돼 있기 때문에, 당연히 법 체계상 정부도 제주도와 함께 재단기금을 출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명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시행령에서 위임하는 사항도 ‘조례’가 아니라 주무부서를 확실히 하기 위해 ‘규칙’에 포함돼야 한다는 태도다.
유해발굴사업=개정된 특별법에는 4·3중앙위원회가 집단학살지, 암매장지 조사 및 유골의 발굴·수습 등을 심의·의결할 수 있도록 돼 있으나, 시행령에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따라서 이들 단체는 4·3중앙위원회나 실무위원회가 유해발굴사업을 관련기관이나 단체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해 발굴주체를 명문화하고, 관련 국가기관이 협조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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