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류 개방’ 한-미 FTA협상 막바지
“협상품목 제외 안되면 지역산업 몰락 불가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해 감귤류의 개방을 둘러싸고 26일부터 한-미 장관급 회담이 시작된 가운데 제주도민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미 한-미 에프티에이 저지를 위한 제주도농축수산비상대책위와 한-미 에프티에이 저지 도민운동본부가 지난 2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들어간 데 이어 현홍대 농협 지역본부장을 포함해 농협 조합장들이 삭발까지 해가면서 결의를 다졌다.
또 다른 지역의 광역단체장과는 달리 김태환 제주지사가 민·관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이끌고 지난해 10월 제주지역에서 열린 제4차 협상부터 8차 협상까지 제주와 서울, 미국 등지의 협상장을 5차례나 방문해 감귤류를 개방하지 말라고 한-미 대표단에 호소한 것도 제주지역의 절박함을 보여준다.
제주지역에서 감귤이 차지하는 상징성은 재배농가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감귤 재배면적이 전체 경지면적의 37%인 2만2천㏊이지만 재배농가는 전체 농가의 86%인 3만1200여농가에 이른다. 경영비 등을 합친 조수입도 6105억여원으로 전체 농업 조수입 1조1871억원의 51%이다.
실제로, 제주대가 지난해 6월 내놓은 감귤산업의 발전방안 용역결과를 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돼 2008년부터 5년 동안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면 연관산업을 포함해 10년 동안 피해규모가 재배면적 36% 감소와 신선 오렌지류 147% 수입 증가 등으로 1조6878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감귤 유통비와 가공 산업비를 합치면 이 기간의 피해규모가 1조9977억원에 이르며, △10년 철폐시 1조3157억원 △20년 관세 완전 감축시 6777억원에 도달하고, 이런 감귤산업의 피해는 다른 작목에도 영향을 끼쳐 연쇄적인 가력하락과 관광 등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
이 때문에 도민운동본부 등은 “감귤은 계절관세든, 15년 장기관세 철폐든 협상품목에서 제외되지 않는 이상 몰락을 피할 수 없으며, 단지 붕괴 속도의 차이만 날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지속적인 투쟁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 지사는 “국가간 협상에 지방자치단체장이 찾아간 것이 외교상의 결례라는 것을 왜 모르겠느냐”며 “다른 단체장들은 협상장을 찾아가지도 않는다. 정부는 쌀에만 신경을 쓴다. 이런 방식으로라도 감귤의 절박성을 한-미 정부가 인식했으면 바랄 게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김 지사는 “국가간 협상에 지방자치단체장이 찾아간 것이 외교상의 결례라는 것을 왜 모르겠느냐”며 “다른 단체장들은 협상장을 찾아가지도 않는다. 정부는 쌀에만 신경을 쓴다. 이런 방식으로라도 감귤의 절박성을 한-미 정부가 인식했으면 바랄 게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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