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28일 ‘희망한국 국민연대’(희망연대) 발기인 총회에서 고건 전 국무총리와 함께 양현수 충남대 총장(맨 오른쪽)이 공동대표로 선출된 뒤 단상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연구비 배분의혹·호화공관 등 논란 거듭
임기 2년 남기고 학장들 사퇴요구 수용
임기 2년 남기고 학장들 사퇴요구 수용
양현수 충남대 총장이 14일 임기 2년을 남기고 중도 하차했다. 양 총장은 이날 오후 교무회의에서 “부덕의 소치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학교 구성원간 불신과 분열은 총장의 책임이고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마지막 충정에서 총장직을 사임한다”고 밝혀 지난주 13개 단과대학장이 요구한 사퇴 요구를 받아들였다. 양 총장 사퇴는 학교 주요 정책 실패에 대한 학교 구성원들의 불신임에 따른 것으로, 충남대 총장 가운데 임기 중 사퇴는 처음이다. 이에 따라 충남대는 새 총장 취임할 때까지 백상기 교무처장의 총장 권한대행 체제로 꾸려지게 됐다. 단과대학장들은 지난 10일 “양 총장 취임 이후 2년 동안 각종 정책연구비가 총장 측근들에게 집중 배분된 의혹이 있다”며 15일까지 총장직 사퇴 여부를 결정하라고 밝혔다. 정책연구비 편파 배분 의혹은 ‘2005~2006년 1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진행된 30여건의 정책연구과제 가운데 총장과 가까운 일부 교수들이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전공과 무관한 연구과제를 수행했다는 것’으로 오는 17일께 학무회의 조사위원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양 총장 쪽은 정책연구비 의혹에 대한 책임을 물어 신아무개(전 기획예산위원장) 교무처장을 경질하는 등 수습에 나섰으나 △정심화국제문화회관 명칭 변경 △한의학전문대학원 신청 무산 △공주대·충북대와 통합 실패 △행정도시 진출 실패 등 학교 주요 현안 실패에 대한 총장 책임론이 부각되자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총장은 취임 직후 수억원대의 호화 총장공관을 마련하는가 하면 지난해 고건씨의 희망연대 공동대표를 맡는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학내 외 비난을 샀다. 이 대학 교수회 김원식 회장은 “상임위원들이 모여 총장 선출 기준 및 규정과 직원 참여비율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외부인사를 영입해 추대방식으로 후임 총장을 선출할 지 여부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용길 경상대학장은 “학내 자정노력을 통해 (총장 문제를)해결하게 돼 불행 중 다행”이라며 “총장 사퇴를 계기로 학교 구성원들이 양보하고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학교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변화와 혁신의 최우수 국립대’를 내세워 3차 결선투표에서 당선돼 2005년 3월 15대 총장에 취임했으나 잇따른 정책 실패 등으로 지난해에도 이 대학 총동창회와 민교협의 공개 경고서한과 사퇴 요구를 받았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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