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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광주시, 공무원시험 관리 ‘엉터리’

등록 2007-05-21 21:19수정 2007-05-21 21:27

광주 ㅇ학원 영어 교재 440쪽에 실린 문제(위)가 광주 9급 공채 시험(아래)에 그대로 출제됐다.
광주 ㅇ학원 영어 교재 440쪽에 실린 문제(위)가 광주 9급 공채 시험(아래)에 그대로 출제됐다.
영어문제 5개 학원교재 ‘판박이’…출제위원은 학원강사 출신
수험생, 재시험 촉구
시 “문제없다” 발뺌

광주시가 공채시험을 치르면서 학원 교재의 영어 문제를 그대로 베끼고, 학원 강사 출신을 출제 위원으로 선임하는 등 시험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시는 행정의 신뢰를 떨어뜨린 말썽이 불거졌는데도 “출제위원의 자질 문제일 뿐 시험관리에는 흠결이 없었다”고 발뺌에 급급할 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20문제 중 5문제 예문·보기 같아=시는 지난 12일 9급 공무원 공채를 치렀다. 선발 인원 58명에 6509명이 응시했다. 112대1의 치열한 경쟁이었다. △국어 △한국사 △영어 △행정법개론 △행정학개론 등 다섯 과목에 20문항씩이 출제됐다.

시험 직후인 13일 광주ㅇ학원은 ‘영어 다섯문제를 100% 적중했다’고 인터넷에 홍보했다. 복원한 문제도 함께 올렸다. 응시생들이 발칵 뒤집혔다. 일부는 15일 ‘20문제 중 5문제가 ㅇ학원 교재에 실린 문제와 같다’며 시 홈페이지에 진상조사와 재시험을 촉구했다.

이들은 영어 1·3·7·8·15번 다섯 문제를 광주ㅇ학원 ㅇ강사의 ㄲ시리즈 교재에서 베꼈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들은 교재와 질문·예문·보기의 내용이 같고, 정답의 순서만 바뀌어져 있었다. 특히 교재 440쪽에 실린 1번 문제는 정답에 문법적 오류가 있는데도 그대로 베끼는 바람에 채점 때 혼란이 빚어졌다. 시는 1번 문제의 정답을 두고 말썽이 불거지자 정답을 복수로 처리했다.

출제위원과 교재저자는 동료였다=시는 지난 4월 다른 지역 교수 3명한테 20문제씩 60문제의 출제를 맡겼다. 이어 지역 출제위원인 ㅇ교수한테 이 가운데 20문제를 선정하게 했다.

그러나 출제위원인 ㅇ교수와 교재저자인 ㅇ강사가 전주 ㅎ고시학원에서 함께 강의했다는 경력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ㅇ교수는 지난 3월 이 학원을 그만 뒀지만, ㅇ강사는 전주·광주·서울 등지에서 강의 중이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합격자를 발표하면 공정성 시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출제 과정에서 사전 짬짜미가 있었을 가능성 뿐 아니라 영어 문제의 25%를 교재 하나에서 베꼈고, 시험 직후 문제 대부분을 완벽하게 복원했다는 점이 시빗거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별다른 대책도 못내놔=시는 문제를 베꼈다는 비판이 일자 “학원 교재와 시험 문제는 일부 유사하나 완전 일치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해명했다. 시는 영어 교재들이 토플에 나온 문제를 참고해 편집했기 때문에 다른 책에도 같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문제의 공개는 거부했다.

심상문 총무과장은 “국가직 문제는 공개하나, 지방직 문제는 2010년까지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 행자부 지침”이라며 “앞으로 출제를 행자부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이번 공채의 문제출제 때 한 문제에 1만5천원(20문제 30만원), 문제선정 때 하루에 7만원(13일 91만원)씩을 보수로 지급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구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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