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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아빠의 연애편지·엄마 성적표 ‘추억을 나눠요’

등록 2007-05-30 22:02

30일 대전대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대전시민애장품 특별전’에 출품된 애장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30일 대전대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대전시민애장품 특별전’에 출품된 애장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대전대박물관, 시민애장품 특별전
대전대(dju.ac.kr) 박물관이 연 ‘대전시민애장품 특별전’은 평범한 시민들의 숨은 사연이 담긴 기념품, 선물, 전래품, 수집품 146점이 출품돼 발길을 잡는다.

1951년 국민학교 2학년 1학기 교과서, 사진기가 귀하던 시절 거금을 주고 표범 박제를 배경으로 찍은 자매 사진, 1977년 장학퀴즈 출연기념으로 받은 옷감으로 만든 옷, 30여년전 결혼하면서 꿈을 키웠던 돼지저금통 등은 빚 바랐지만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박물관 첫 방 유리관에 전시된 ‘나폴레옹’ 코냑은 임종천(대전 가장동)씨의 애장품으로 ‘회한주’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이 코냑은 임씨가 중동 공사현장에서 귀국할 때 산 것으로 아끼느라 아버지에게 드리지 못하다 돌아가신 뒤 안타까워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연해숙(대전 대사동)씨의 20여년전 초등학교 일기장은 방학하던 날 성적이 뚝 떨어진 통지표를 받고 걱정하던 일, ‘옆 짝꿍이 날 좋아한다’는 내용들이 연필글씨로 쓰여있어 웃음을 선사한다. 일기 속 짝꿍은 연씨의 남편이 됐다.

전시실 한 쪽을 차지한 10m 길이의 편지는 김명희씨의 남편이 연애시절 만남 10개월을 기념해 쓴 사랑 고백이다. 이를 본 관람객들의 첫 반응은 ‘어휴~ 닭살’, 그러나 스스로 사랑하는데 정성이 부족함을 깨닿고는 ‘나는 어쩌지?’ 자탄한다.

표지가 갈색으로 변한 농사일지는 장기양씨의 아버지가 20여년 동안 기록한 농사일기다.

장씨는 출품기에서 ‘투병기도 같이 적혀있는데 돌아가실 무렵 일기는 글씨에 힘이 없어 투병에 지쳐서도 자식을 위해 쉬지 못하신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난다’고 적었다.

이 대학 복싱부 한정훈 감독은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권투를 시작해 처음 딴 금메달을, 고광률 학보사 국장은 개교 1년 기념 손수건을 각각 애장품으로 소개했으며 가정교육용 명심보감에서 시서화, 청화백자주전자, 백자 오리 한 쌍 등 시서화, 도자기, 고가구도 적지 않다.


대전대박물관 장기성 학예사는 “4~5월 대전권 동사무소와 교직원의 협조로 애장품을 모았다”며 “많은 이들이 애장품에 숨어있는 좌절을 극복하고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 미래의 희망을 엿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출품작들은 6월 6일 한국방송의 ‘진품명품’ 출장감정을 받을 예정이며, 이 전시회는 6월 9일 막을 내린다. (042)280-2691.

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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