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미술가’ 김해곤씨
[사람과 풍경] ‘깃발미술가’ 김해곤씨
해안동굴에 청사초롱 걸기도
발상 전환하니 시민들 감탄 “바람을 문화예술자원으로 생각한 적이 있나요? 바람을 소재로 세계적인 예술축제를 펼친다면 그야말로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가 되지 않을까요?” 제주섬아트연구소 김해곤(43·사진) 소장의 손에서는 바람도 예술이 된다. 2005년 8월 해안 절경으로 이름난 제주 송악산을 찾았던 관광객들은 수많은 깃발이 울긋불긋 휘날리는 것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앗! 저 깃발이 뭐지?” “아, 동굴 안에 ‘평화’라는 글이 써 있고, 청사초롱이 매달려 있네!” 관광객들은 해안동굴(갱도진지)로 다가가 신기한 듯 깃발을 살펴보고, 앞다퉈 사진을 찍기도 했다. 김 소장은 광복 60돌 기념으로 연 ‘바람예술축제-결7호 작전’의 깃발전을 본 관광객의 반응이 뜨겁게 나타나자 새 기획을 착안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이 구축한 갱도진지를 깃발과 절묘하게 조화시켜 바람예술축제를 구상한 것이다. 앞서 김 소장은 2003년 개인 작품활동을 위해 제주를 찾은 때부터 바람과 예술을 연결짓는 방법을 두고 고심을 거듭해 왔다. 1998년부터 대중음악처럼 대중미술로 미술계의 활로를 찾자며 ‘21세기 청년작가협회’를 결성하고 한강에서 깃발전을 연 그는 2000년 강원 정선군 삼척탄좌광업소의 깃발전과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공식문화행사로 깃발미술제를 여는 등 ‘깃발미술’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다. 지난해에는 광복 61돌 기념사업으로 길이 100m, 너비 20m의 서울시 청사 전면을 깃발과 청사초롱으로 덮었다. 청사초롱만 1만3천여개가 들어간 이 작품은 오가는 시민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지난해에는 제주 문화의 달을 맞아 기념 조형물을 만들기도 했다.
제주 문화의 달을 맞아 기념 조형물
올해 하반기에는 여건만 허락한다면 제주시 도심 한복판에 있는 지방종합청사 주변 시민복지타운을 깃발이 나부끼는 거대 갤러리로 만드는 바람예술축제를 열 계획이다. “옛날 제주의 바람이 고통, 재앙, 재난을 안겨준 공포의 대상이었다면, 지금 제주의 바람은 문화예술자원으로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어요.” 그의 제주 바람 예찬론은 자연스럽게 예술로 이어진다. 그가 제주도에 바람예술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제주의 세찬 ‘바람’ 때문이었다. 그는 발상을 전환하자는 깃발을 내걸고 실천을 다짐하기도 한다. “이정표를 보면 서울이나 부산이나 제주나 똑같아요. 특색있는 도시로 만들려면 제주도만의 콘텐츠로 만들어야 합니다. 풍력발전기나 관광지 간이화장실도 조금만 신경쓰면 특색 있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