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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밀띠기, 재미있고 맛있어요’

등록 2007-06-07 22:36수정 2007-06-07 23:14

공주 우성천변 민병길씨네 밀밭에서 ‘밀띠기’를 하고 있는 아이들.
공주 우성천변 민병길씨네 밀밭에서 ‘밀띠기’를 하고 있는 아이들.
[사람과풍경] 밀 구워먹기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17일 야산 음봉면서
‘우리밀 수확체험 축제’ 벌여

6일 충남 공주 우성천변 민병길씨가 가꾼 8천여평 밀밭 한가운데에서 연기가 피어 올랐다.

불붙은 밀짚 속에서 ‘탁 탁’ 밀 익는 소리가 나자 “깜짝이야” 아이들은 엉덩이를 들썩였다.

“얘들아 아저씨 따라서 해봐.”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김동환 대전충남본부장이 구운 밀이삭을 손바닥 사이에 놓고 쓱쓱 비비자 상운(9·대전 정림초 2)이와 병두(8·대전 진잠초 1)가 곁눈질하며 제법 따라하더니 “후후” 껍질을 불어냈다.

아이들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푸른기가 가시지 않은 밀알들을 내보이더니 이내 입 안에 털어 넣었다.

“맛있어요. 구수해요. 누룽지 껌 같아요.” 구운 밀알을 맛 본 아이들 얼굴에 웃음이 번지더니 이내 깔깔거린다.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김동환 대전충남본부장이 아이들에게 밀을 구워주고 있다.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김동환 대전충남본부장이 아이들에게 밀을 구워주고 있다.

까마귀 발같이 변한 고사리 손이 스치면서 입 주위, 코, 볼이 까만 검댕이 투성이가 됐기 때문이다.

아이들 몰골에 혀를 차던 엄마들은 아이들이 연신 밀 청대를 꺾어 나르고 아빠들이 다시 불을 피우자 불 옆에 모여 앉더니 이내 아이들 현장 교육을 시작했다.

“밀로 뭐 만드는지 알아?” 이진순(40)·박금순(36)씨 부부가 묻자 상명(8·진잠초 1)이와 서림이가 “빵요”, “밀가루, 국수”하고 대답했다.

“얘들아 우리나라는 지난해 400만톤의 밀을 수입했단다. 이 중에 절반은 사람이 먹고 나머지는 동물들 먹잇감으로 쓰는데 우리나라는 빵 100개 중에 2개를 만들 만큼인 7천톤을 생산했어.”

김 본부장은 밀을 구워 먹으면 ‘밀띠기’, 콩을 구워먹으면 ‘콩띠기’라고 한다며 어릴 때 고향인 충남 청양에서 친구들과 밀띠기해 먹던 추억과 밀짚으로 모자를 만들어 허수아비에 씌워주던 일들을 옛날 얘기하듯 펼쳐냈다.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전통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우리밀 수확 체험 축제가 17일 충남 아산시 음봉면 산동1구 밀밭에서 열린다.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대전충남본부가 여는 우리밀축제는 자유무역협정 시대를 맞아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소중한 우리 것을 알리려는 것이다. 축제는 밀베기, 밀 구워먹기, 밀짚공예, 글짓기와 그림 그리기, 밀가루로 음식만들기 등 행사와 밀국수, 밀과자와 빵 등 먹거리가 준비돼 있다.

행사장은 음봉면 소재지에서 안내 펼침막을 따라 농심라면 공장 쪽으로 10여분 가면 고속철도 다리 아래에 있다. 참가비는 2만원 (042)489-3290.

글·사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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