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귀찜 개발자’ 박영자씨는 “이제는 늙어서 내가 봐도 보기 싫더라”며 끝내 사진찍기를 거절했으나, 식당을 찾아가면 언제라도 환하게 맞는 그를 만날 수 있다.
[지금이곳은] 마산 ‘오동동 아구찜 거리’
표준말 ‘아귀’ 대신 아구, 물텀벙, 물꽁 등 지역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생선. “개도 물고가지 않는다” 할 만큼 못생겨, 예전에는 잡아도 재수없다며 그냥 버리던 생선이 아귀였다. 하지만 아귀는 어느 덧 안주용 찜으로 속풀이용 탕으로 술꾼들에게 병주고 약주는 생선이 됐다. 서울 신사동, 인천 용현동, 부산 망미동 등 전국 곳곳에 아귀찜 골목도 생겨났다. 물텀벙이라 부르는 인천을 제외하면, 아귀찜 식당 열에 예닐곱은 ‘마산 오동동 아구찜’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쫀득쫀득 ‘꼬신맛’ 입소문…40년새 전국으로 퍼져
16일 저녁 7시께 경남 마산시 ‘오동동 아구찜 거리’. 거리는 환했지만 간판에 불이 들어오고 채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 식당은 손님들로 왁자지껄했다. 1980년대 한창 때만큼은 아니더라도, 마산어시장에서 창동 사이 좁은 골목에 오밀조밀 모여있는 30여개 아귀찜식당은 언제나 단골손님들로 북적거린다. 마산의 중심지에 있지만 30년 이상된 식당들이라 대부분 시설도 낡았고 번듯한 주차장도 없지만 그래도 손님들이 줄을 선다. 주말엔 예약을 받지 않는 곳도 많다.
“그래봐야 아귀찜이지, 별게 있겠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외지에서 온 손님들은 평소 먹던 것과 너무도 다른 맛에 다들 깜짝 놀란다.
“말린 아구를 써야 제대로 맛을 내지요. 말리는게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지만, 그래도 생아구를 쓰면 꼬신(고소한) 맛도 없고 싱거워서 못먹어요.” 마산 오동동에서 40여년째 아귀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아귀찜 개발자’ 박영자(78)씨는 오동동식 아귀찜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
오동동 아구찜은 다른 곳과 달리 반드시 말린 아귀를 쓴다. 한겨울에 생아귀를 바닷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널어 까칠까칠 말린다. 말린 아귀는 하루쯤 물에 푹 불린 다음 찜을 하면 쫀득쫀득 씹는 맛이 살아난다. 전분 대신 된장으로 맛을 내는 것도 다른 점이다.
박씨는 33살 때 간판도 없는 허름한 초가집에서 국밥장사를 시작했다. 언젠가 손님들이 술마신 다음날 속풀이를 해야겠다며 아귀로 시원하게 국을 끓여달라고 주문했다. 근처 마산어시장에서 아귀를 사와 국을 끓여줬다. 아귀탕을 끓이고 남은 아귀를 빨래줄에 널어뒀더니 이번에는 손님들이 술안주하게 아귀찜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반쯤 마른 아귀로 듣도 보도 못한 음식을 만들어 내놨지만, 손님들 반응은 좋았다. 오동동식 말린 아귀찜은 이렇게 탄생했다.
박씨는 65년께 아예 국밥장사를 접고, 아귀찜을 전문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초가집이 현대식 건물로 바뀌었을 뿐, 40여년째 요리법과 맛은 변함이 없다. 밑반찬도 그때나 지금이나 물김치 한그릇이 전부다. 다만 ‘오동동 초가집 아구찜’이던 이름이 ‘오동동 진짜 초가집 원조 아구찜’으로 바뀐 것은 박씨와 비슷한 시기에 오동동 일대에 아귀찜 식당들이 앞다퉈 문을 열면서 ‘원조 논란’이 일어 지금까지 사그라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귀찜 식당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그 식당과 식당 사이에 또다시 아귀찜 식당이 들어서면서 70년대 후반에는 30여곳으로 늘어나 ‘오동동 아구찜 거리’를 형성하며 마산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한때는 “아구찜이 마산어시장을 먹여살린다”는 말까지 나왔다. 아귀찜은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과 맞지 않아 고비를 맞았고 있다. 하지만 ‘오동동 아구찜 거리’는 아직도 근처 통술집 골목, 복국 거리와 맞닿아 마산 밤문화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마산/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아귀찜 발상지인 경남 마산시 ‘오동동 아구찜 거리’.
박씨는 65년께 아예 국밥장사를 접고, 아귀찜을 전문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초가집이 현대식 건물로 바뀌었을 뿐, 40여년째 요리법과 맛은 변함이 없다. 밑반찬도 그때나 지금이나 물김치 한그릇이 전부다. 다만 ‘오동동 초가집 아구찜’이던 이름이 ‘오동동 진짜 초가집 원조 아구찜’으로 바뀐 것은 박씨와 비슷한 시기에 오동동 일대에 아귀찜 식당들이 앞다퉈 문을 열면서 ‘원조 논란’이 일어 지금까지 사그라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귀찜 식당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그 식당과 식당 사이에 또다시 아귀찜 식당이 들어서면서 70년대 후반에는 30여곳으로 늘어나 ‘오동동 아구찜 거리’를 형성하며 마산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한때는 “아구찜이 마산어시장을 먹여살린다”는 말까지 나왔다. 아귀찜은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과 맞지 않아 고비를 맞았고 있다. 하지만 ‘오동동 아구찜 거리’는 아직도 근처 통술집 골목, 복국 거리와 맞닿아 마산 밤문화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마산/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