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도심지 칠성통에는 코리아극장만이 남아 이곳이 1980년대 중반 문화의 거리였음을 전해준다. 지난 2002년 극장을 인수한 김재형 대표가 포스터 등이 있는 안내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람과 풍경 = 제주시 칠성통 ‘코리아극장’
제주 문화코드 ‘상징’서 20년새 상권 바뀌며 내리막길
김재형 대표 5년전 재개관…예술단체·장애인에 ‘각별’ 지난 16일 제주시 구도심지 칠성통에 자리잡은 코리아극장에서는 6월 항쟁 20돌을 맞아 영화 <6월 나무>가 상영됐다. 이 영화는 제주씨네아일랜드가 제작하고, 들꽃농장 오영덕 대표가 연출해서 완성한 제주지역의 6월항쟁 운동사였다. 앞서 5월10일부터 한달 동안은 제주지역 영화사인 컴투르픽쳐스가 마련한 ‘2% 필름 페스티벌’이 열려 제주 출신 재일동포 2세 양영희 감독의 <디어평양> 등 제주지역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영화들을 올리면서 관심을 모았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칠성통은 제주시의 상권을 상징하는 거리였고, 코리아극장은 30대 후반 이상의 제주시민이면 누구나 한번쯤 찾았던 추억을 간직한 제주시 문화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80년대 중반 이후 상권이 제주시청과 도청이 있는 광양로와 신제주로 이동하면서 칠성통은 쇠락의 길을 걸었다. 대학생 등 젊은이들이 빠져나가면서 토종극장이라고 할 수 있는 극장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이제는 코리아극장만이 남았다. 이곳에서 옷가게를 하는 김아무개(45)씨는 “상권 자체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문화까지도 쇠락하는 것 같다”며 “코리아극장이 향수를 불러일으키곤 했지만 지금은 예전만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60년대 초 제주시 일도동에 지어진 코리아극장은 부침을 거듭하다 김재형(48)씨가 인수해 2002년 9월 건물을 새로 지어 각종 쇼핑몰과 함께 3개관으로 문을 열었다. 서울에서 7년 정도 무역회사를 운영하다 지인으로부터 극장을 인수한 김 대표는 여러개의 상영관을 갖춘 극장들과 힘겨운 경쟁을 벌여왔다. 그래도, 문화·영화단체 등에는 선뜻 극장을 빌려준다. “돈이 안되는 문화·영화단체에 왜 극장을 빌려주느냐”고 묻자 김 대표는 “영업이 안되니까”라면서 웃어보인다. 시민단체와 문화단체 등이 코리아극장을 찾는 이유도 김 대표가 그동안 꾸준히 이들 단체에 후원하면서 친분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빈약한 살림의 영화단체 등에 사용료만 받고 빌려주는 것도 직원 인건비를 비롯한 고정비용 때문에 만만치 않다고 털어놓았다.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도 각별하다. 극장 건물을 신축할 때도 화장실, 엘리베이터, 문턱, 전용좌석 등 장애인을 위한 시설에 세세하게 신경을 썼다. 그 때문인지 장애인들이 많이 찾는다. 지난해 12월에는 특수학교인 제주영송학교 전교생들을 무료로 영화관람을 하게 했다. 그래서 일부 뜻있는 시민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코리아극장 살리기 운동을 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대표는 “영화산업이 주변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데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면서 “현 상황에서 극장이 크게 나아질 일은 없지만, 문화공간으로서 자존심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김재형 대표 5년전 재개관…예술단체·장애인에 ‘각별’ 지난 16일 제주시 구도심지 칠성통에 자리잡은 코리아극장에서는 6월 항쟁 20돌을 맞아 영화 <6월 나무>가 상영됐다. 이 영화는 제주씨네아일랜드가 제작하고, 들꽃농장 오영덕 대표가 연출해서 완성한 제주지역의 6월항쟁 운동사였다. 앞서 5월10일부터 한달 동안은 제주지역 영화사인 컴투르픽쳐스가 마련한 ‘2% 필름 페스티벌’이 열려 제주 출신 재일동포 2세 양영희 감독의 <디어평양> 등 제주지역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영화들을 올리면서 관심을 모았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칠성통은 제주시의 상권을 상징하는 거리였고, 코리아극장은 30대 후반 이상의 제주시민이면 누구나 한번쯤 찾았던 추억을 간직한 제주시 문화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80년대 중반 이후 상권이 제주시청과 도청이 있는 광양로와 신제주로 이동하면서 칠성통은 쇠락의 길을 걸었다. 대학생 등 젊은이들이 빠져나가면서 토종극장이라고 할 수 있는 극장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이제는 코리아극장만이 남았다. 이곳에서 옷가게를 하는 김아무개(45)씨는 “상권 자체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문화까지도 쇠락하는 것 같다”며 “코리아극장이 향수를 불러일으키곤 했지만 지금은 예전만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60년대 초 제주시 일도동에 지어진 코리아극장은 부침을 거듭하다 김재형(48)씨가 인수해 2002년 9월 건물을 새로 지어 각종 쇼핑몰과 함께 3개관으로 문을 열었다. 서울에서 7년 정도 무역회사를 운영하다 지인으로부터 극장을 인수한 김 대표는 여러개의 상영관을 갖춘 극장들과 힘겨운 경쟁을 벌여왔다. 그래도, 문화·영화단체 등에는 선뜻 극장을 빌려준다. “돈이 안되는 문화·영화단체에 왜 극장을 빌려주느냐”고 묻자 김 대표는 “영업이 안되니까”라면서 웃어보인다. 시민단체와 문화단체 등이 코리아극장을 찾는 이유도 김 대표가 그동안 꾸준히 이들 단체에 후원하면서 친분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빈약한 살림의 영화단체 등에 사용료만 받고 빌려주는 것도 직원 인건비를 비롯한 고정비용 때문에 만만치 않다고 털어놓았다.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도 각별하다. 극장 건물을 신축할 때도 화장실, 엘리베이터, 문턱, 전용좌석 등 장애인을 위한 시설에 세세하게 신경을 썼다. 그 때문인지 장애인들이 많이 찾는다. 지난해 12월에는 특수학교인 제주영송학교 전교생들을 무료로 영화관람을 하게 했다. 그래서 일부 뜻있는 시민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코리아극장 살리기 운동을 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대표는 “영화산업이 주변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데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면서 “현 상황에서 극장이 크게 나아질 일은 없지만, 문화공간으로서 자존심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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