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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전남서도 ‘전화 사기’ 피해 잇따라

등록 2007-06-26 21:47

순천·담양서 “카드 연체” “아들 납치” 속여 수천만원 가로채
“신용카드 대금이 연체됐으니 빨리 입금하세요.”

전남 ㄱ아무개(45)씨는 최근 은행직원이라는 사람의 전화를 받고, “연체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자 상대방은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 경찰청에 신고해 주겠다”며 인근 은행 현금인출기 앞에서 기다리도록 했다. 조금 뒤 수사기관에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이 ㄱ씨에게 전화해 ‘바코드를 수정해야 하니 신용카드를 현금인출기에 넣고 불러준 대로 버튼을 눌러라’고 했다. ㄱ씨는 현금이 인출되지 않았을까 조바심이 일어 시키는대로 버튼을 눌렀다. ㄱ씨는 이 번호를 누르는 순간 통장 안에 있던 1780만이 순식간에 사기범의 통장으로 이체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전남 순천과 담양 등지에서 금융 직원과 납치범을 사칭한 전화 사기범들이 붙잡혔다.

순천경찰서는 상대방의 통장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돈을 빼간 혐의(사기)로 재중동포 양아무개(23)씨를 구속했다.

양씨는 최근 서울에 사는 ㄴ아무개(68)씨에게 전화를 걸어 똑같은 수법으로 통장 비밀번호와 계좌번호를 알아낸 뒤 7차례에 걸쳐 5천여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순천경찰서 지능수사팀 김상근씨는 “사기범들이 불러준 번호가 바로 사기범들이 개설한 통장 번호”라며 “사기범이 상대방에게 조바심이 나도록 유도해 현금인출기로 유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남 담양경찰서도 전화로 납치사건이 발생한 것처럼 속여 금품을 가로 챈 혐의(사기방조)로 이아무개(43)씨 등 2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 등은 지난달 9일 담양군 남아무개(56)씨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이 납치됐다”고 속여 2차례에 걸쳐 770만원을 입금받아 가로 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등은 ‘대포통장’을 개설해 경북 경산 등지에서 전화사기로 3천여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경찰청 김원석 수사2계장은 “전화로 은행과 편의점 등 현금인출기로 유인하는 경우는 사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금융기관에 확인해야 한다”며 “실수로 사기범의 꾐에 속아 현금을 이체했으면 금융기관에 신속히 지급정지를 신청하고 부정계좌로 등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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