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 뜯어내고 ‘찾아오는 마을’ 꾸며요
상명리 120여가구 새달 전통 ‘정낭’으로 바꾸기로
주민들 신뢰 쌓고 해안절경 ‘망오름길’도 알리고파
주민들 신뢰 쌓고 해안절경 ‘망오름길’도 알리고파
“우리 마을로 오세요. 우리 마을에는 대문이 없답니다.”
예부터 제주도는 ‘삼무도’로 불렸다. 도둑이 없고, 거지가 없고, 대문이 없다는 말이다. 특히 대문이 없다는 것은 이웃 간의 신뢰의 상징이었다.
제주의 중산간마을인 제주시 한림읍 상명리가 최근 집집마다 설치됐던 철문이나 나무 대문을 뜯어내고 제주의 전통 정낭과 정주석을 세우는 ‘대문 없는 마을 만들기’에 나섰다.
예부터 제주의 초가집에는 ‘정낭’과 ‘정주석’으로 대문 구실을 대신하기도 했다. 문이 있어야 할 양쪽에 3~4개의 구멍을 뚫은 정주석을 세우고, 나무를 가로로 걸쳐놓은 것이 제주의 전통적인 대문이다.
2m 정도 되는 가는 목봉(정낭)을 1개 올려 놓으면 주인이 가까운 곳으로 외출한 것이고, 2개는 집안에 아이들만 있거나 밭일을 나갔다는 표시이며, 3개는 먼 곳으로 장기간 출타중이라는 뜻이다.
28일 오전, 상명리에서는 주민들이 집주인들의 동의를 얻어 대문을 뜯어내고 있었다.(사진) 강행춘(60)씨는 “수십년 동안 세워졌던 철문을 뜯어내니 오히려 마당이 시원하게 보여 좋다”고 말했다.
비지땀을 흘리며 일을 거들던 홍성훈(45)씨는 “마을이 너무 외진 곳에 있어 찾아오는 사람도 별로 없는데, 대문 없는 마을 만들기를 통해 주민 간의 신뢰가 더욱 도탑게 쌓이면 좋겠다”고 작은 소망을 나타냈다.
이처럼 상명리가 대문없는 마을 만들기에 나선 것은 이 마을 장석진(48) 이장의 노력이 덕분이었다. 지난 3월 마을총회에서 대문 없는 마을 만들기를 벌이자는 장 이장의 발언에 공감한 마을 주민들이 너도 나도 팔을 걷어붙였다.
전체 130여가구 가운데 농장 등 일부를 제외한 120여 가구가 마을총회의 뜻에 따라 대문 철거에 나섰고, 정낭과 정주석 제작이 끝나면 다음달 초순 한꺼번에 설치할 계획이다. 4년째 이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상명리가 인근의 월림리나 금악리에 비해서 알려지지 않아 마을을 널리 알리려고 이 사업을 시작했다”며 “대문을 없앤 다음 제주 서부 해안 절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인근의 망오름 산책로를 정비해 ‘찾아오는 마을’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전체 130여가구 가운데 농장 등 일부를 제외한 120여 가구가 마을총회의 뜻에 따라 대문 철거에 나섰고, 정낭과 정주석 제작이 끝나면 다음달 초순 한꺼번에 설치할 계획이다. 4년째 이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상명리가 인근의 월림리나 금악리에 비해서 알려지지 않아 마을을 널리 알리려고 이 사업을 시작했다”며 “대문을 없앤 다음 제주 서부 해안 절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인근의 망오름 산책로를 정비해 ‘찾아오는 마을’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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