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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저어새 노는 바다 ‘제2시화호’ 되려나

등록 2007-07-06 21:12

농업용수 공급용 담수호인 ‘마동호’가 건설될 예정인 경남 고성군 마암면과 동해면 사이 바다는 평화롭기만 하다.
농업용수 공급용 담수호인 ‘마동호’가 건설될 예정인 경남 고성군 마암면과 동해면 사이 바다는 평화롭기만 하다.
고성 ‘마동호’ 건설 논란

농촌공사 ”농업용수 공급위해 건설 불가피” 주장
환경단체 등 ‘물 썩어 재앙될 것’ 백지화 요구

농업용수 걱정을 없애줄 인공호수가 될 것인가? 썩어서 아무 데도 쓸 수 없는 ‘제2의 시화호’가 될 것인가?

경남 고성군 마암면 보전리와 동해면 내곡리 사이 바다를 막아 담수호를 만드는 ‘마동호’ 건설사업이 5년째 논란을 빚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한국농촌공사는 고성군 일대에 안정적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마동호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농업용수 공급용 담수호 건설 자체가 필요없으며, 자칫 물이 썩어 ‘제2의 시화호’가 될 수도 있다며 마동호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사업 내용=농촌공사는 2002년 말부터 길이 834m의 둑을 쌓아 유역면적 9600만㎡, 총저수량 741만t 규모의 담수호를 만들 계획이다. 마동호 물은 4개 양수장으로 끌어올려진 뒤 전체 길이 48.5㎞의 19가닥 물길을 따라 고성군 고성읍과 마암·동해·거류·회화·구만면 일대 1400만㎡의 농경지에 공급된다.

지난해 말까지 전체 986억원 가운데 348억원이 사용됐으며, 이 중 159억원이 5개 어촌계 360여명의 어민들에게 보상금으로 나갔다. 2012년 말 완공 예정이지만 6월 말 현재 공사진척률은 39%로, 실제 완공은 계획보다 2~3년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필요한가?=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수십년째 농사를 짓고 있지만 물이 없어 농사를 못지은 일이 없었고, 농사지을 사람이 없고 돈도 되지 않아 농경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농업용수를 공급한다며 바다를 막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고성군 경지면적은 마동호 공사가 시작되던 2002년 1만903㏊였으나 지난해에는 1만357㏊로 4년 만에 550㏊ 가까이 줄어들었다. 줄어든 농지는 대부분 농업용수가 반드시 필요한 논이었다.

그러나 농촌공사는 “1994년, 1995년, 2001년 가뭄 때는 레미콘차량으로 부족한 물을 공급했고, 지금도 곳곳에 수십개의 관정이 남아 있는데, 최근 몇년 동안 물부족 현상을 겪지 않았다고 마동호 건설이 필요없다고 한다면 곤란하다”고 밝혔다. 농촌공사는 마동호 예정지 주변 농경지는 농경지로서 유지해야할 땅으로 분석하고 있다.

마동호
마동호
맑은 물은 가능한가=이찬원 경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현재 수질은 양호한 편이지만, 담수호로 전환되면 부영양화가 가속화돼, 농업용수로도 쓸 수 없을 만큼 썩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성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교사모임’ 회장도 “이 일대는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저어새 등 다양한 철새들의 도래지, 노란 꽃창포 등 수생식물 군락지, 공룡발자국 화석지 등으로 이뤄져 있어 현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경제적 차원에서도 훨씬 나은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응호 농촌공사 고성·거제지사 지역개발팀장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공단이 근처에 없고, 주변 인구밀도가 시화호의 10분의 1 수준인 139명에 불과하며 1년에 8번씩 완전히 물을 갈아줄 예정이어서 농업용수로 가능한 4등급 수질을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류 쪽에 땅 8만㎡를 사들여 철새도래지로 활용할 갈대밭을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성/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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