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진도 등 라디오·TV방송 간섭현상 심각
전남 강진에 사는 김철원(45)씨는 가끔 라디오를 듣다가 짜증이 난다. 느닷없이 중국방송이 혼선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다른 곳으로 채널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혼선으로 라디오 방송 소리가 갑자기 커지거나 잡음이 커진다”고 말했다.
중국 전파가 ‘황사’처럼 소리없이 바다를 건너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
정보통신부 중앙전파관리소는 4~11월 전국 4개지소에서 19개 지역의 외래 전파 유입 실태를 조사한다.
중국·일본 등지의 인접 국가 전파가 비정상적으로 우리나라쪽으로 흘러 들어오는 현상을 ‘라디오 덕트’라고 한다. 지난 4월9~12일 중앙전파관리소 당진지소가 전남 진도에서 전파 유입실태를 조사했더니, 중국 전파 6개가 잡혔다. 지난 4월11일 전북 군산에선 95.6MHz 등 6개 전파가 측정됐고, 충남 태안에선 30개의 중국 전파가 유입된 것이 확인됐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방송이나 무선통신 등에 인접 국가 전파가 혼선을 주는 ‘간섭현상’이 발생한다. 에프엠 방송은 중국과 우리의 주파수 대역이 중국(87.4~107.9MHz)과 우리나라(88.1~105.1MHz)가 비슷해 전파 간섭 정도가 심하다. 전남 진도에선 에이엠 방송에 중국 전파가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전북 군산과 충남 보령 등지에선 텔레비전 방송에도 간섭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중앙전파관리소는 전파 유입 현상은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4~10월 주로 발생하고, 비가 오는 날보다 기온이 섭씨 20도 안팎이고 날씨가 화창할 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 중앙전파관리소 전파관리과 하연주 국제담당은 “대기상에 흐르는 외래 전파가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되면서 전파 간섭현상이 발생한다”며 “외래전파 유입 조사를 강화해 전파 혼신을 해소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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