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우치동물원
[사람과풍경] 광주 우치동물원
2시간 ‘낙타 순산 작전’에 수의사 진땀 ‘송송’
600여마리 신비한 일상 보려 한해 80만 찾아 “사하라댁이 벌써 네번째 새끼를 낳았어요. 임신 기간이 400일인데도 군말없이 2년마다 새끼를 낳아주니 참으로 기특하지요.” 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최종욱(39)씨는 12일, 일주일 전 새끼를 낳은 사하라산 단봉 낙타 ‘낙순이’의 목덜미를 어루만지며 고마움과 대견함을 전달했다. 낙순이는 10년생 암컷으로 500㎏의 거구다. 속눈썹이 무척 길고 눈매가 서글서글한 외모에다 온순한 성질이어서 ‘인기짱’이다. 더욱이 2년 터울로 새끼 4마리를 낳아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낙타 새끼는 몸값이 높아요. 억대는 못 돼도 수천만원을 넘어요. 코끼리 새끼와 비슷한 조건으로 팔리거나 바꾸거든요. 새끼를 잃어도 묵묵하게 참아주는 낙순이가 측은하고 감사해요.” 낙순이의 진통은 지난 5일 낮 12시에 시작됐다. 약한 진통이 몇분 동안 이어진 뒤 산도로 맑은 액체가 조금씩 흘러 나왔다. 양막이 터졌다는 신호였다. 한시간쯤 진통이 지속되더니 이번에는 누런 점액이 빠져나왔다. 어미 뱃속의 태수가 밖으로 흐르며 산도를 부드럽게 만드는 단계였다. 마침내 새끼의 앞발 일부가 삐쭉 나오고 십여분의 몸부림이 이어진 뒤 솜털이 보송보송한 머리가 뒤따라 나타났다. 새끼는 20㎏의 체중 탓에 1.5m 높이에서 땅바닥으로 뚝~ 떨어졌다. 이 충격으로 배꼽을 이어진 탯줄이 저절로 끊어졌다. 암컷인 새끼는 첫 울음을 터뜨리며 두렵게 세상을 만났다. 진통이 시작된 지 1시간 40분 만이다.
새끼는 지상 낙하 30분 만에 간신히 일어나더니 어미젖을 찾아 물었다. 어미도 새끼도 건강한 순산이었다. 숨가빴던 ‘비상사태’는 2시간10분이 흐른 뒤 비로소 풀렸다.
광주 도심의 북쪽에 있는 우치동물원에 들르면 이렇게 놀랍고 신비한 동물의 일상을 만날 수 있다. 먹는 습성을 비롯해 짝짓고 싸우고 잠자고 숨지는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곳은 광주시가 1992년 5월부터 북구 생룡동 녹지 118만㎡에 운영중인 전국에서 세번째 규모의 동물원이다. 호랑이 사자 기린 아나콘다 인도왕뱀 등 동물 135종 636마리가 산다. 하루에 먹어치우는 사료만도 캥거루 닭고기 명태 등 35종 680㎏에 이른다. 수의사를 비롯한 31명이 사육과 진료를 맡는다. 대형 동물이 많고 휴식 공간도 넓어 한해 평균 80여만명이 찾는 인기를 누려왔다. 윤병철 우치동물원 사육계장은 “아이들은 동물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보는 걸 가장 좋아한다”며 “현재 코끼리와 코뿔소가 없어 아쉽지만 이른 시일 안에 입식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입장료는 어른 15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700원, 유치원 무료이다. (062)571-0843~4.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사진 우치동물원 제공
600여마리 신비한 일상 보려 한해 80만 찾아 “사하라댁이 벌써 네번째 새끼를 낳았어요. 임신 기간이 400일인데도 군말없이 2년마다 새끼를 낳아주니 참으로 기특하지요.” 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최종욱(39)씨는 12일, 일주일 전 새끼를 낳은 사하라산 단봉 낙타 ‘낙순이’의 목덜미를 어루만지며 고마움과 대견함을 전달했다. 낙순이는 10년생 암컷으로 500㎏의 거구다. 속눈썹이 무척 길고 눈매가 서글서글한 외모에다 온순한 성질이어서 ‘인기짱’이다. 더욱이 2년 터울로 새끼 4마리를 낳아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낙타 새끼는 몸값이 높아요. 억대는 못 돼도 수천만원을 넘어요. 코끼리 새끼와 비슷한 조건으로 팔리거나 바꾸거든요. 새끼를 잃어도 묵묵하게 참아주는 낙순이가 측은하고 감사해요.” 낙순이의 진통은 지난 5일 낮 12시에 시작됐다. 약한 진통이 몇분 동안 이어진 뒤 산도로 맑은 액체가 조금씩 흘러 나왔다. 양막이 터졌다는 신호였다. 한시간쯤 진통이 지속되더니 이번에는 누런 점액이 빠져나왔다. 어미 뱃속의 태수가 밖으로 흐르며 산도를 부드럽게 만드는 단계였다. 마침내 새끼의 앞발 일부가 삐쭉 나오고 십여분의 몸부림이 이어진 뒤 솜털이 보송보송한 머리가 뒤따라 나타났다. 새끼는 20㎏의 체중 탓에 1.5m 높이에서 땅바닥으로 뚝~ 떨어졌다. 이 충격으로 배꼽을 이어진 탯줄이 저절로 끊어졌다. 암컷인 새끼는 첫 울음을 터뜨리며 두렵게 세상을 만났다. 진통이 시작된 지 1시간 40분 만이다.
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최종욱씨
광주 도심의 북쪽에 있는 우치동물원에 들르면 이렇게 놀랍고 신비한 동물의 일상을 만날 수 있다. 먹는 습성을 비롯해 짝짓고 싸우고 잠자고 숨지는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곳은 광주시가 1992년 5월부터 북구 생룡동 녹지 118만㎡에 운영중인 전국에서 세번째 규모의 동물원이다. 호랑이 사자 기린 아나콘다 인도왕뱀 등 동물 135종 636마리가 산다. 하루에 먹어치우는 사료만도 캥거루 닭고기 명태 등 35종 680㎏에 이른다. 수의사를 비롯한 31명이 사육과 진료를 맡는다. 대형 동물이 많고 휴식 공간도 넓어 한해 평균 80여만명이 찾는 인기를 누려왔다. 윤병철 우치동물원 사육계장은 “아이들은 동물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보는 걸 가장 좋아한다”며 “현재 코끼리와 코뿔소가 없어 아쉽지만 이른 시일 안에 입식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입장료는 어른 15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700원, 유치원 무료이다. (062)571-0843~4.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사진 우치동물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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