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여성연극단이 전남 곡성군 오곡면 오지리 섬진강 기차마을 광장에서 마당극 〈심청전〉을 공연하고 있다.
곡성 문화원 제공
‘거창 국제연극제’ 초청받은 곡성 여성연극단
“소 여물 주면서 표정 연기하고, 메론을 따면서 대사를 외워요.”
전남 곡성군 고달면에서 남편(49)과 함께 한우 40마리를 키우면서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는 이은숙(44)씨는 “걷다가도 중얼중얼 대사를 외우니까 중학생 아들이 ‘엄마가 이상해졌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이씨는 곡성여성연극단의 대표작인 마당극 〈심청전〉의 ‘뺑파’(뺑덕어멈)로 맹활약하고 있다.
농삿일에 바쁜 아줌마들이 마당극 배우의 일인이역을 하고 있다.
곡성문화원(원장 김학근)은 지난해 6월 20~60대 농촌 여성 25명을 단원으로 뽑아 여성연극단을 창단했다. 조준원(41) 문화원 사무국장은 “여성 농민들이 문화생활에 직접 참여하며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처음엔 “촌에서 웬 연극단?” 하는 말도 나왔다. 단원들도 마당극이니, 연극이니 하는 것은 전문 배우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 쉽게 익숙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내면의 ‘끼’를 발견하고 연극에 빠져들었다. 매주 수요일 오후 1시30분이면 어김없이 문화원에 모여 4시간 가량 맹연습을 했다. 놀이패 ‘신명’의 배우 겸 연출자인 김호준(37)씨가 단원들에게 연기와 장구, 북치는 것을 가르쳤다. 이들은 곡성이 ‘심청의 고장’이라는 이미지에 맞춰 마당극 〈심청전〉을 창단 공연 작품으로 선택했다. ”
고달픈 농삿일 틈틈이 연습몰두
매달 2번씩 역앞 마당극 공연도 겸면에서 한우 130마리를 키우는 이금숙(43)씨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일을 끝내고 점심 먹기가 무섭게 연습장으로 달려간다”고 말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마치 교과서를 읽는 것 같았던 대사”에 핏기가 돌기 시작했다. 부끄럼이 묻어 어색하던 연기도 시간이 갈수록 찰기가 생겼다. 지도강사 김호준씨는 “삶에서 우러나온 연기”라고 칭찬하며 신바람을 돋웠다. 이런 노력 끝에 지난 2월 곡성군민회관 대강당에서 창단 공연을 올렸다. 대성황이었다. 코믹을 가미한 퓨전 작품이 대강당을 꽉 메운 관객의 눈물과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3월부터는 둘째·넷째주 토요일(낮 12시30분과 오후 2시30분)에 오곡면 오지리 섬진강 기차마을 광장에서 마당극을 공연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광주 5·18전야제 메인무대에 당당히 섰다. 경남 거창 단오제(6월)에 초청받아 갔다가 호평을 얻어 다음달 28일에는 ‘거창 국제연극제’에 초청을 받았다. 이들은 10월부터 곡성의 도깨비 설화를 소재로 한 토속적인 연극도 새로 준비하고 있다. 이들에게 연극은 고달프고 팍팍한 농촌살이에 힘을 주는 활력소가 됐다. 최연장 단원인 김창임(65·죽곡면)씨는 “연극에 참여한 뒤 만사가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 차례씩 노인과 어려운 이웃을 찾아 공연을 하는 것도 새로운 즐거움이다. 단원 임경희(44·옥과면)씨도 “모두들 연극으로 봉사하자고 자연스레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곡성/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매달 2번씩 역앞 마당극 공연도 겸면에서 한우 130마리를 키우는 이금숙(43)씨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일을 끝내고 점심 먹기가 무섭게 연습장으로 달려간다”고 말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마치 교과서를 읽는 것 같았던 대사”에 핏기가 돌기 시작했다. 부끄럼이 묻어 어색하던 연기도 시간이 갈수록 찰기가 생겼다. 지도강사 김호준씨는 “삶에서 우러나온 연기”라고 칭찬하며 신바람을 돋웠다. 이런 노력 끝에 지난 2월 곡성군민회관 대강당에서 창단 공연을 올렸다. 대성황이었다. 코믹을 가미한 퓨전 작품이 대강당을 꽉 메운 관객의 눈물과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3월부터는 둘째·넷째주 토요일(낮 12시30분과 오후 2시30분)에 오곡면 오지리 섬진강 기차마을 광장에서 마당극을 공연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광주 5·18전야제 메인무대에 당당히 섰다. 경남 거창 단오제(6월)에 초청받아 갔다가 호평을 얻어 다음달 28일에는 ‘거창 국제연극제’에 초청을 받았다. 이들은 10월부터 곡성의 도깨비 설화를 소재로 한 토속적인 연극도 새로 준비하고 있다. 이들에게 연극은 고달프고 팍팍한 농촌살이에 힘을 주는 활력소가 됐다. 최연장 단원인 김창임(65·죽곡면)씨는 “연극에 참여한 뒤 만사가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 차례씩 노인과 어려운 이웃을 찾아 공연을 하는 것도 새로운 즐거움이다. 단원 임경희(44·옥과면)씨도 “모두들 연극으로 봉사하자고 자연스레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곡성/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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